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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국빈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할 전망이다. 워싱턴 선언은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을 강조한 것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문과는 별도다.
우선 한미 양국은 NCG를 창설하는 데 합의했다. NCG는 핵 전략과 계획 등에 있어 한미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협의체다. 이를 통해 종전보다 강화된 정보공유와 공동실행, 공동기획을 통한 확장억제력 확대를 꾀한다. NCG는 기존에 차관급으로 구성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격상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핵무기 사용 권한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핵무기 사용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권한(sole authority)”이라고 강조했다.
이럴 경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핵계획그룹(NPG)과 유사한 성격을 띄게 될 전망이다. 1966년 설립된 NPG는 프랑스를 제외한 나토 29개 회원국의 국방장관으로 구성됐으며, 핵무기 운용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거나 핵무기 정보와 핵전략 등을 논의하고 조율하는 기구다. 만장일치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핵무기 사용 여부의 최종 선택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
미국은 대안으로 핵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정례 배치하기로 했다. 미국은 1980년 초 이후 핵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을 한반도에 전개한 적이 없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어긋나는데, 한반도 육상이 아닌 해상에 핵을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라는 명분은 유지하면서 전술핵 재배치와 비슷한 효과를 거두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날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오하이오급 전략원자력추진잠수함인 메인함(SSBN741)의 괌 배치 사실을 전격 공개했다. 미국이 전략원자력추진잠수함(SSBN)의 위치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선언을 통해 강화된 확장억제를 입증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분석된다.
美, 1978년 첫 ‘핵우산 제공’ 언급…방위 공약 확장 추세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로 확장억제 강화 논의는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북한이 미사일 고도화를 통해 위협 강도를 높여가고 있어서다. 북한은 지난 13일 고체연료를 사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는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 및 진전된 비핵 능력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능력을 운용해 한국에 확장억제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불신이 있었으나, 우리나라를 달래는 식으로 진전된 모습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며 “핵무기 자체 개발은 당분간은 불가능하고, 북한의 핵 확산에 대해서 대응 논리로서 핵우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는 게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가장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확실한 미국의 안보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북한이 핵을 사용했을 때 미국이 북한과의 핵 전쟁까지 감수하면서 과연 핵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은 남아있다”며 “‘북한이 한국에 핵을 사용하면 미국이 즉각적으로 같은 유형의 핵무기로 보복한다’는 식의 명문화가 없다면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