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부회장도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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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희 부회장은 현재 대표이사, DX부문장, 생활가전(DA)사업부장 외에 품질혁신위원장을 추가로 맡는다. 품질혁신위원회는 품질 분야 혁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전사 차원의 품질 역량을 강화하고자 근본적인 혁신을 꾀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복안이다.
한 부회장은 ‘AI 가전=삼성전자’ 슬로건을 강조하며 올해 미래 준비와 브랜드 강화에 힘써 왔다. 단순히 가전에 AI 기능을 입히는 수준을 넘어,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모든 가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가동되는 ‘AI 홈’을 만들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 9월 ‘IFA 2024’에서 “생활가전은 100년, 200년도 넘은 기술”이라며 새로운 폼팩터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역대 최초로 ‘빅토리 셀피’를 진행하며 갤럭시 마케팅 효과를 누린 모바일경험(MX)사업부 역시 큰 변화는 없었다.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 등이 모두 유임됐다. TV 사업을 맡고 있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 유규태 의료기기사업부장(삼성메디슨 대표 겸임)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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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컨트롤타워’인 사업지원TF를 이끄는 정현호 부회장도 유임됐다. 이재용 회장이 내년 2월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사법 리스크가 여전한 탓에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의 또 다른 측근인 박학규 DX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은 사업지원TF담당 사장으로 합류하며 정 부회장을 보좌한다. 박 사장은 과거 삼성 구조조정본부 재무팀 담당 출신이다. 삼성미래전략실에서는 경영진단을 총괄했던 베테랑이다.
작년 퇴임한 사장도 경영 복귀…이례적 인사
삼성전자는 아울러 퇴임 임원까지 다시 불러들이는 이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말 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 사장에서 물러난 이원진 상담역이 그 주인공이다. 이 사장은 1년 만에 경영 일선으로 복귀하며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구글 총괄 부사장 출신의 광고·서비스 비즈니스 전문가로 마케팅과 브랜드, 온라인 비즈를 총괄할 예정이다.
이밖에 삼성전자의 첫 여성 사장인 이영희 글로벌마케팅실장은 브랜드전략위원으로 이동한다. 경계현 사장이 맡았던 미래사업기획단장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이 새롭게 맡는다. 고 사장은 지난 2008년 삼성그룹 신사업팀과 바이오사업팀에서 현재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들어낸 창립 멤버다. 13년간 대표이사로 재임하며 사업을 성장시킨 베테랑 경영자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