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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발표회 앞두고 신경전 살벌
안 후보는 1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어제 야권의 모든 분들이 참여하는 대통합 추진으로 더 큰 2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오 후보님은 그 화답으로 분열을 말했다”며 “놀랍고 충격적이다. 이것이 과연 단일화 협상 상대에게 할 수 있는 말이냐. 그렇다면 저와 단일화를 하실 이유가 없는 것 아니겠나”고 꼬집었다.
오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늘 야권 분열의 중심에 서 있었고, 앞으로도 분열을 잉태할 후보로의 단일화는 내년 대선에서도 분열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안 후보를 저격했다. 이는 안 후보의 ‘더 큰 2번’(윤석열 전 검찰총장 포함한 대선 야권연대)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같은 날 안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번, 4번이 아닌 둘을 합해 더 큰 2번, 더 큰 야당을 만들어내는 것이 단일화의 목적이고 취지”라며 “저는 단일화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지지를, 선거 후에 윤 전 총장을 포함하는 더 큰 2번으로 만들어 국민의 기대에 보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두 후보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더플러스 스튜디오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비전발표회에서는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결렬될 경우 독자 출마를 고려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야권은 반드시 합쳐야 한다. 3자 대결로 가선 안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안 후보에 사과했다. 그는 “제가 표현이 좀 직설적이었던 것 같다. 안 후보께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 믿어달라. 단일화 의지는 굳다. 어떤 일이 있어도 단일화 시한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 상승세 탄 오세훈, 3자 대결서도 1위
서울시장 보선 야권 단일화가 삐거덕대는 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야권 후보자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급기야 리얼미터가 문화일보 의뢰로 지난 13~14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3자 대결에서 오 후보가 35.6%로 박 후보(33.3%)에 2.3%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지지율은 25.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이에 단일화가 점점 멀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주부터 단일화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해온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지금은 감정까지 상한 상태다. 안 후보는 자기중심으로 단일화를 하자고 제안했고, 오 후보는 3자가 구도가 되어도 이긴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누가 양보하고 타협하겠느냐”라며 “추세상 앞으로 나오는 여론조사결과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단일화는 점점 미루게 되고 두 후보는 ‘저 후보 때문에 안된다’라며 알리바이 구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양측은 16일 오후 5시 30분부터 80분간 한번의 TV토론회와 17~18일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후보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