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잠룡(潛龍)들이 초유의 감염병 사태 위기 극복과 리더십 입증이라는 쌍끌이 행보에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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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 코로나19 대응 전면에 나선 것은 여야 유력 차기 주자인 이낙연 전(前) 국무총리와 황교안 대표다. 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인 이 전 총리와 최근 보수통합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황 대표는 각각 당내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위원회’와 ‘우한 코로나19 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관련 논의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이 전 총리 측 관계자는 3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온 국민 관심이 코로나19에 있기 때문에 우리도 맞춰서 움직일 수밖에 없다”며 “캠프도 코로나19 메시지 논의 방향으로 업무가 전환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전 총리는 코로나19 당정 협의를 주도하고 있고 민주당도 전날(2일)부터 코로나19 대책위 중심으로 체제를 전환하면서 이 전 총리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다만 서울 종로에서 빅매치를 펼치고 있고 전국 단위 선거 유세를 지원해야 하는 이 전 총리와 황 대표로서는 코로나19로 다소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당 간판으로 나서고 있기는 하지만 실효성 있는 코로나19 대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위치라는 점에서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 전 총리가 아무리 집권당 후보지만 지금 상황에서 딱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며 “황 대표도 지역에서 방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게 무슨 큰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19는 이 전 총리와 황 대표 간 싸움이라기보다는 문재인 정부 자체가 잘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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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이 대거 통합당에 입당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의사 출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구로 내려가 의료봉사활동을 하면서 “정치권 입성 이후 최고의 선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과정에서 생긴 앙금이 남아 있는 박지원 민생당 의원조차 “너무 잘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강골 성향인 이 지사는 신천지 과천 본부 압수수색을 통해 교인명단을 확보하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 별장 내로 공무원들을 진입시켜 그가 코로나19 조사·진찰을 받도록 했다. 박 시장도 이 지사 특유의 사이다 행보에 뒤질세라 이만희 총회장 등을 살인죄·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당내에서조차 “여론에 반응하는 노골적인 자기 정치”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상당하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박 시장과 이 지사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서고 있다”며 “국민 걱정을 한다는 느낌보다는 대선을 의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통합당 최고위원을 겸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지사도 당분간 여의도에서 열리는 최고위에 불참하고 코로나19 대응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침으로 알려졌다. TK(대구·경북) 외 지역의 유일한 통합당 광역단체장인 원 지사 측은 통화에서 “원 지사는 매일 오전 11시 직접 코로나19 브리핑을 하면서 총괄 대응에 나서고 있다”며 “도민들의 불안과 공포감, 걱정이 크니까 이후 최고위 참석은 상황을 좀 지켜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