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계적 탄핵…정권교체기 혼란 최소화
11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민주당의 제임스 클리번(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이르면 12일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추안 가결은) 아마 화요일에서 수요일쯤 사이에 나올 것”이라며 “이번 주에는 그러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클리번 의원은 소추안 송부를 최대한 늦춰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100일쯤 뒤에 상원에 보낼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첫날부터 모든 이슈가 탄핵론에 모조리 빨려 들어가는 소위 블랙홀 정국은 피해야 한다는 당 일각의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 내각 인준,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안 입법 등 막중한 과업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마저 최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내보내는 최선의 길은 내가 20일 취임하는 것”이라며 탄핵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내 대표적 중도파이자 바이든 당선인의 최측근인 조 맨친 상원의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 정부를 빨리 통합해야 한다. 그게 우리가 할 일이며, 더 이상의 정치 극장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
그럼에도, 국민 여론이 ‘트럼프 탄핵’ 쪽에 무게를 싣고, 여론을 좌지우지할 기업·월가·언론 등에서도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낸다면 공화당 역시 ‘털 것은 털고 가자’는 심산으로 단계적 퇴임론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자칫 트럼프 대통령 한 명 때문에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이 같은 관측을 부추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의 리더격인 JP모건체이스는 이날 자사 정치활동위원회(PAC)를 통해 이뤄졌던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한 모든 후원 활동을 향후 6개월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JP모건은 자산 기준 미국에서 가장 큰 은행이어서 다른 금융회사들이 뒤따를 것인지 주목된다. 씨티그룹도 지난 8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올해 1분기 PAC를 통한 정치 후원 중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PAC를 두고, 직원들로부터 모인 돈을 선거 때마다 특정 정치인 또는 정당에 후원·기부하고 있는데, 특정 후보자에게는 최대 5000달러(약 548만원)를, 전국 당 위원회에는 매년 최대 1만5000달러(약 1647만원)를 기부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엑손모빌, 도요타 그룹 등 1만4000여개 기업을 대표하는 전미제조업협회(NAM)는 지난 6일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루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축출해달라는 읍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