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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위기에서 벗어난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전 대통령이 여야를 막론하고 전방위적으로 정치권을 정조준하며 소위 ‘광폭 행보’를 펴고 있다. 야당인 공화당 내 주도권 다툼에서 우위를 점하는 동시에 여당인 민주당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 왕좌에서 물러난 지 채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사실상 ‘2024년 재집권 플랜’을 가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의 간접적 소통 방식인 ‘성명’ 대신 직접적 소통 방식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중(大衆)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나섰다. 이날 보수매체로 잘 알려진 폭스뉴스·뉴스맥스와의 잇따른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성명에 이어 또다시 공화당 원내 1인자인 매코널 대표를 조준했다. “ 매코널이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자신에게 해왔던) 같은 수준으로 공격했다면 공화당 처지는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며 리더십을 다시 문제 삼은 것이다. 비록 트럼프 탄핵에 ‘무죄’에 한 표를 던지긴 했으나 매코널 대표는 지난달 6일 이른바 ‘의회 난입사태’와 관련, 수차례에 걸쳐 트럼프의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질타해온 데 대한 대응으로 풀이됐다.
미 정가에선 세 규합에 나선 트럼프가 내년 중간선거에서 매코널 대표를 비롯한 당내 반 트럼프 세력에 대한 물갈이를 꾀하고 있다는 분석이 널리 퍼졌다. 이를 위해 트럼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복귀할 여러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며 직접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앞서 트위터·페이스북 등 주요 SNS 업체들은 의회 난입사태를 선동한 책임을 물어 트럼프 계정을 삭제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갔다. 그러나 “내 지지율은 치솟고 있다.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좋은 여론조사 결과가 많다”며 “(하원에서) 탄핵당하고도 지지율이 오른 사람은 나뿐”이라고도 했다. 향후 공화당 내 대선후보군, 즉 여러 잠룡 중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