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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지휘한 ‘막후’ 사령탑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를 이렇게 평가했다. 다만, 이날 게이츠는 일론 머스크에 밀려 세계 부호 순위 3위로 밀려났다. 그럼에도, 화이자와 모더나에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성과를 발표하면서 재단을 통해 백신 개발을 지원해온 게이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게이츠는 부인 멀린다와 함께 자선재단 ‘빌 앤 멀린다 재단’을 운영하며 빈곤국에서 결핵과 에이즈 등 전염병 퇴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왔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백신 개발 투자에 몰두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는 대규모 전염병의 위험성을 꾸준히 경고했다. 코로나19가 퍼지기 불과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다음번 팬데믹(The Next Pandemic)’에 직접 출연해 새로운 바이러스 근원지로 중국 수산시장을 꼽은 것이 대표적이다.
근거 없는 의혹에도 게이츠가 백신 개발을 이끌어왔다고 NYT는 평가했다. 올해 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게이츠 재단은 긴급 대응 전략을 논의하며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는 재단을 통해 백신 프로그램에 160억달러(약 17조 7920억원)을 투자했다. 이 중에는 최근 화이자와 함께 개발한 백신이 코로나19 예방에 90% 이상 효과를 발휘했다고 발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도 포함됐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영국 옥스퍼드대도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게이츠는 선진국의 코로나19 백신 독점을 막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앞다퉈 전해지고 각국이 백신 확보 경쟁에 몰두하면서 백신이 공정하게 보급될지가 화두에 오른 상황이다. 미국 감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 전염병연구소 소장은 NYT에 “애초부터 게이츠는 백신이 개발도상국에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점을 확실히 하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