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부적으로는 총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민주당 후보들의 후원회장을 맡고 지원 유세를 펼치면서 세 기반을 넓혔다는 분석이다.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을 떠나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야권 최대 잠룡(潛龍)인 황교안 전(前) 미래통합당 대표를 꺾으면서 외연 확장에도 일정 부분 성공했다.
실제로 이 위원장은 총선 뒤 이뤄진 첫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4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면서 이런 세간의 평가를 입증했다.
“대선 구도 본격 예상, 1년 뒤 추이 봐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4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 위원장은 40.2%를 기록해 14.4%의 2위 이재명 경기지사를 두 배 이상 앞서는 압도적인 1위를 나타냈다. 지난달 조사에 비해서 10.5%p가 상승한 수치다.
반면 황 전 대표는 직전 조사보다 13.4%p가 하락한 6.0%에 그쳐 2위에서 4위로 밀려났다. 야권 내 1위 자리조차 7.6%를 얻은 홍준표 무소속 당선인에게 내줬다.
특히 이 위원장과 이 지사를 비롯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2.1%), 박원순 서울시장(2.0%), 김부겸 의원(1.7%) 등 민주당 소속 주자들의 지지율 합이 50%를 훌쩍 넘긴 60.4%에 달하는 만큼 일정부분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여권에 비해 지지부진한 보수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 역시 총선에서 참패한 통합당이 어떤 재건 과정을 거치느냐에 따라 충분히 반등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대선 주자 중 총선에서 당선된 사람은 지지율이 오르고 떨어진 사람은 하락하기 마련”이라며 “이 위원장 지지율이 계속 이어지면 대세론 가능성이 있지만 이대로 굳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박 교수는 “대선 구도를 본격적으로 예상하려면 1년 뒤의 추이를 봐야 한다”고 했다.
전대, 조직력 강화하는 발판 마련될 수도
대권 레이스 독주 채비를 하고 있는 이 위원장의 당면 과제는 8월 열릴 예정인 민주당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한 결정이다. 이른바 당권을 거머쥐고 대권 발판을 마련한 문재인 대통령 모델을 따를지 대권으로 직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 코스를 밟을지 선택의 기로에 선 셈이다.
당내 세력 기반이 약한 이 위원장으로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조직력을 강화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문 대통령 역시 18대 대선 패배를 딛고 당 대표 당선을 계기로 당 조직을 밑바닥부터 장악해 나갔다.
당권과 대권 분리를 명시한 당헌·당규 때문에 다음해 3월에는 당 대표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각에서 당헌·당규 개정 가능성도 거론하지만 특정인을 위한 룰 변경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 압승과 높은 문 대통령 지지율로 친문의 서슬이 퍼렇다 못해 아주 날이 바짝 서 있는 상태”라며 “상식대로면 친문이 이 위원장을 견제하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어 “이 위원장이 그냥 당권을 잡고 대권으로 가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용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만 18세 이상 성인 2552명을 대상으로 4월 20~24일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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