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폐기물 처리시장 M&A 불씨 에코비트 매각에 달렸다

호황기 지난 폐기물 시장…에코비트 매각가 ''분기점''
폐기물 처리社 에코비트·제이엔텍·황조 등 매물로 나와
3조 원하는 태영그룹…실제 매각가로 1조~2조원 거론
공급자 늘면서 사업 경쟁력 저하…폐기물 발생량 감소
  • 등록 2024-04-03 오후 6:45:12

    수정 2024-04-03 오후 6:45:12

에코비트 에너지 울산 사업장 모습. (사진=에코비트)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한동안 뜸했던 국내 폐기물 업체 인수합병(M&A)이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인수 경쟁이 뜨거웠던 몇 년 전에 비하면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3조 대어’로 꼽히는 에코비트 매각 결과에 따라 폐기물 기업들의 밸류가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폐기물 업체는 에코비트, 제이엔텍, 황조 등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펄마캐피탈은 폐기물 매립 업체 제이엔텍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제이엔텍의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어펄마캐피탈 측은 전체 지분 중 절반을 인수하기로 한 상태다.

제이엔텍은 앞서 지난 2022년도에도 한 차례 매각을 추진했지만 고금리로 금융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원매자들이 자금차입 등에 부담을 느껴 실패로 돌아갔다. 당시 공격적으로 폐기물 처리 사업을 확장하던 SK에코플랜트가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거론됐다.

산업 폐기물 처리업체 황조도 매물로 나왔다. JC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인수한 황조 매각을 결정하고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황조의 매각가는 약 1000억~12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회사는 연내 매각에 성공해 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한다. JC파트너스가 인수 당시 들인 금액은 320억원으로, 거론된 매각가에 팔리게 되면 투자 2년 만에 3배 이상의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지난 2020~2022년 폐기물 매립 수요가 커지면서 국내 폐기물 업체 M&A도 덩달아 가장 활발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차분한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당시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홀딩스(EMK)가 8000억원에 싱가포르계 인프라 펀드 케펠인프라스트럭처트러스트에 매각됐고, KG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KG ETS(151860)의 폐기물 사업부는 5000억원에 E&F 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렸다.

현재는 매립 공급자가 늘어나면서 호황기를 누렸던 당시보다는 사업 경쟁력이 저하된 상태다. 한국폐기물협회의 연도별 폐기물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22년도 총 폐기물 발생량도 전년에 비해 5.5%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이는 2023년도에도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업황이 둔화되면서 폐기물 업체의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감지된다.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최대 3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매립시장 1위 사업자 에코비트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수의 대규모 폐기물 업체 M&A가 이루어진 후 몇 년이 지난 현재, 해당 업체들의 가치가 조정되어 적정가를 판단할 수 있다.

에코비트는 최근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하면서 이르면 내달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으로 알려졌지만, 높은 몸값에 시장에선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한 부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에코비트의 적정가로 1조~2조원이 거론된다. 당초 태영그룹 측에서 희망하는 매각가보다 한참 낮아진 가격이지만 조 단위 매물 자체가 거래되기 어렵다는 시장의 우려도 나온다.

에코비트 역시 폐기물 업체 손 바뀜이 본격화하던 지난 2021년 외국계 PE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과 기존 주주사 티와이홀딩스(363280)의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회사다. 티와이홀딩스가 최근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선언한 계열사 태영건설(009410)을 지원하기 위해 에코비트 매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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