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망론을 깎아내렸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총장의 차기 지지율 1위와 관련, “현 정부·여당의 인사”라며 평가절하했다.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이 부각될수록 국민의힘이 가려져 당내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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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현 정부 소속의 검찰총장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높은 것은 정부 내에서 누구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느냐 하는 것을 뜻한다”며 “윤 총장이 지지도 높다고 해서 야당 정치인이라 볼 수는 없다.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 대망론에 “큰 의미가 없다”며 “여론조사는 변하는 것이니 큰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냉담한 반응은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부상은 당내 대선 후보들의 존재감 약화를 의미한다. 윤 총장 외에 홍준표 무소속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만이 명함을 내밀었다. 대권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제주지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런 현상의 지속은 당내 인사들의 반발을 불러와 유리한 재·보선 환경에서 지리멸렬로 이어질 수 있다.
벌써 그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소속이 없는 윤 총장은 ‘반 문재인 정서’를 싹쓸이 하며 혼자서 국민의힘 지지율 20.4%를 훌쩍 넘겼다.윤석열 1인이 제1야당을 집어삼킨 것”이라며 “정당은 정권창출이 존재의 이유다. ‘국민의힘’이 정당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상황이냐”고 당 지도부를 저격하며 나섰다. 이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때다. 김 위원장이 지금 해야할 일은 야권 대통합을 통해 ‘대선후보 결정의 유일한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국민의힘의 위기를 짚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소속 주자는 한 명도 없다 보니 (야권 지지층 선택이) 윤 총장으로 모아지는 효과가 훨씬 더 크게 나타났다”면서도 “야권에는 사실 뚜렷한 주자가 없기 때문에 (윤 총장) 혼자 독식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