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 현저하게 유력…中타협 가능성 염두에 둬야"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분석
  • 등록 2020-10-19 오후 7:40:33

    수정 2020-10-19 오후 7:40:5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오는 11월 3일 열리는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현저하게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19일 발표한 세종정책브리프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미국 전문기관들의 예측을 보면 바이든 후보는 이미 270표를 안정적으로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직접선거가 아닌, 대통령를 뽑아줄 사람 즉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간접선거제를 채택하고 있다. 선거인단 숫자는 주별로 인구에 비례해서 정해지는데, 한 표라도 더 많은 표를 확보한 후보가 그 주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다. 여기서 말하는 270표는 각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합친 538명 중 과반을 의미하는 것이다.

우 위원은 “바이든 후보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겼던 21개 주에서 현저히 앞서가고 있어 232표를 기본으로 가져갈 수 있어 여기서 38표만 더 얻으면 대통령으로 당선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승패를 좌우할 가장 경합지로 꼽히는 곳은 29표를 가져갈 수 있는 플로리다다. 2016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0.2%포인트 격차로 플로리다 표를 가져간 것이 크게 작용했다.

우 연구위원은 “플로리다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주(州, 미시간·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나 경합세에 있는 주(오하이오, 조지아주)만 가져가면 바이든이 승리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가 강했던 텍사스주의 경우, 38표이기 때문에 텍사스 한 곳만 민주당이 이겨도 승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론 우 위원은 2016년 각종 여론조사의 분석을 깨고 클린턴 후보가 패배했던 전례를 살펴봤을 때 안심할 수 없다고 봤다. 2016년 클린턴 후보의 우세를 점쳤다가 결과가 바뀐 주는 위스콘신(10표), 미시간(16표), 펜실베이니아(20표), 플로리다(29표), 오하이오(6표), 노스캐롤라이나(15표)다.

우 위원은 2016년 여론조사와 2020년 여론조사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여론조사가 소위 샤이 트럼프를 못 잡아냈거나 실제 투표율에서 바이든 후보 측에 문제가 있을 경우, 2016년과 같은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우 위원은 바이든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클린턴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에 비해 현저히 낮고 주요 경합주에서 승부를 가르는 데 영향을 미쳤던 제3 후보들의 선호가 낮다는 점에서 바이든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또 2016년에는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 후보에 비해 남성, 무당파, 고령 유권자 층에서 큰 우위를 보였는데 올해 여론조사에서는 그 폭이 매우 줄거나 오히려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위원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미국 주도의 다자주의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 하에서 불거졌던 방위비 분담금 갈등 등도 봉합될 것이란 관측이다. 북한 등에 대해서도 동맹국과 협력,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이라 봤다.

중국에 대한 강경기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 위원은 “민주당의 정강정책 중 중국 부분은 2008년, 2012년, 2016년과는 전혀 다르다”며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중 관계는 당분간 갈등 관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후나 군축협상 등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인정하는 만큼 타협이 이뤄지는 지점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 위원은 “미국과 중국과 타협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긴밀한 정책 협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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