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해진 트럼프…올 상반기 대선 광고비만 958억원

바이든에 지지율 15%p 뒤쳐져…여론조사·광고에 거금 투입
올 상반기 광고비로만 8000만달러…2016년比 4배
코로나19로 현장 유세 비용 줄어든 영향도
  • 등록 2020-07-22 오후 5:57:57

    수정 2020-07-22 오후 5:57:57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트럼프 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해 상반기 대선 광고비로만 950억원을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6년 광고비보다 무려 4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이 크게 밀린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공행사 제한으로 항공편 지출이 줄어 광고비 비중이 커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가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간 광고비로 8000만달러(약 958억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6년 2100만달러보다 4배 가량 많은 금액이다.

특히 지난달에만 약 4100만달러를 광고비로 썼다. 이는 상반기 전체 비용의 절반이 넘는 금액으로 한 달 전체 선거비용의 82%에 달한다. 광고비 비중 역시 2016년 6월 21%과 비교하면 4배 가량 확대된 것이다.

바이든 선거캠프도 만만치 않다. 바이든 캠프는 올 상반기 광고비로 6500만달러를 지출했다. 트럼프 캠프와 마찬가지로 지난달에만 한 달 전체 선거비용의 약 75%인 2800만달러를 광고비에 할당했다. 이 역시 지난 2016년 6월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프가 전체 선거비용의 60%인 2600만달러를 지출한 것보다 많다.

두 후보 모두 문자메시지를 주요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달 단문메시지(SMS) 발송비용으로 약 100만달러를, 바이든 캠프는 문자메시지를 통한 선거자금모금 홍보 등으로 약 160만달러를 썼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 거금을 투입하고 있다. 유세가 본격화한 이후 무려 490만달러를 쏟아부었는데, 이는 2016년 한 해 여론조사 비용을 웃도는 금액이다. 아울러 바이든 캠프의 31만7000달러 대비 15배가 넘는 규모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여론 악화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지지율이 크게 뒤쳐진 것을 의식한 조처로 풀이된다.

선거비용이 광고비에 집중된 것은 코로나19로 현장 유세가 제한된 탓도 있다. 현장 유세를 위한 항공편과 여행경비 등이 줄어들면서 광고비에 여유가 생겼다고 FT는 설명했다.

앞으로도 두 후보의 돈 잔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빅토리 펀드의 데이비드 타마시 의장은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격전지 외의 광고시장에 쏟아부을 충분한 돈이 있다. 바이든 후보도 다음 주 애리조나주와 플로리다주 등에서 새 광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 지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선거에서 승리한 곳들이다.

한편 두 대선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반면 선거자금 격차는 줄어드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미국 퀴닉피악대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37%와 52%로 바이든 후보가 약 15%포인트 앞섰다. 지난달엔 평균 8.6%포인트 앞섰다.

또 올 1분기만 해도 바이든 캠프의 선거자금은 트럼프 캠프의 26.8%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엔 약 1억89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확보해 트럼프 캠프의 1억1300만달러를 거의 따라잡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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