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美 대통령 누가 되든 관계 개선 기대 안해"

中대형은행, 금융시장 혼란 경고…“업무 중단할 수도”
“투자자보호 위한 국제관례 따라 조치”
일본, 대통령 수행 일정이 시장에 결정적 영향
  • 등록 2020-11-03 오후 6:24:10

    수정 2020-11-03 오후 6:24:10

오는 3일 열리는 미 대선에 전 세계가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신정은 베이징 특파원 김보겸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국과 일본도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국은 관련 입장 발표를 자제하면서도 미국 내 소요사태가 일어나 금융시장에 혼란이 올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일본은 누가 당선되느냐보다는 당선자가 언제 미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인지가 향후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3일 중국 경제관찰망 등에 따르면 중국 4대 국유 은행인 중국은행과 교통은행은 각각 전날 공고를 내고 미국의 대선 이후 금융시장에 유동성이 위축되면서 외환시장과 귀금속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행은 “이달 3일부터 4일까지 귀금속,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고, 유동성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시장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면서 “귀금속 및 외환 거래를 단기간 내 일시 중단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천즈후이 중국은행 광둥성 분행 분석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우편투표는 대선 결과 발표를 지연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심지어 득표수가 비슷하면 대선 결과까지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교통은행도 “유동성이 경색되면 선거 기간 스프레드나 거래를 잠재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유연한 조정을 통해 국제시장과 시중 유동성을 바탕으로 거래를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교통은행은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금융시장 관례에 근거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미국 대선을 백악관이 소요 사태를 막기 위해 주변에 임시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3일(현지시간)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투표일 폭력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주정부는 방위군 투입을 준비하는 등 경계 태세에 돌입했고, 명품매장을 비롯한 미 상점들은 문을 걸어잠갔다.

중국 내에서는 누가 당선되어도 미중 관계는 악화할 것이라는 게 기본적인 시선이다.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은 이날 논평에서 “중국 국민과 정부는 누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되더라도 중국의 독자적인 발전에 주력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든 조 바이든이든 누가 당선되더라도 양국 관계를 바로잡는 데 큰 기대를 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도 미 대선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카베야 히로카즈 다이와증권 글로벌 스트래티지스트는 니혼게이자이(닛케이)에 “미 대선을 둘러싼 시장의 우려는 누가 새로운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언제 되느냐에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달리고 있는 바이든 후보와 그 뒤를 바짝 쫓는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 차가 근소할 경우 대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는 우려다. 코로나19 확대로 우편 투표가 늘어나 개표가 언제 완료될지 불확실한 상황도 이러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향후 미·중갈등이 격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닛코에셋매니지먼트의 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바이든이 어떤 대중정책을 내놓을지가 불투명하고 트럼프 대통령보다 동맹국과의 연대를 강화한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무역 개방과 연계를 강조하는 만큼 반중국 전선에 동맹국을 참여시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미국 경제성장에 있어 어떤 후보의 당선이 유리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정책 연속성을 확보해 예측이 편해지는 측면이 있어 단기적으로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바면 거액의 재정 지출을 핵심 공약으로 삼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더 높은 경제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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