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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미 대선은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사태 속에 치러지는데다 침묵하고 있는 트럼프 지지층과 경합 지역 표심 향배, 우편 투표 실시 여부 등 변수가 많아 승부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아직까진 분위기가 좋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대권을 향한 러닝메이트로 낙점하고, 다음날인 12일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함께 등장해 사실상 대권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해리스 의원이 △젊은 흑인·아시아계 여성 △서부 출신의 진보 성향 정치인 △강렬한 저격수 이미지 등의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적의 우군을 얻었다는 평가다.
해리스 의원은 부통령 후보로 등판한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했고 50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왔다. 실패한 정부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며 날을 세웠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엉망으로 만든 미국을 다시 재건할 것”이라며 거들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해리스 의원은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의 도덕적 심판을 경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격에 나서긴 했지만 트럼프 진영은 현재 위축된 상태다. 코로나19 위기대응 실패, 인종차별 반대 시위 강경 진압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했기 때문이다. 전국단위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10%포인트 전후 앞서고 있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이른바 경합주에서도 마찬가지다.
CNBC방송과 체인지리서치가 지난 7~9일 2701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여론조사 결과 경합주 6곳 중 5곳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섰다. 플로리다 6%포인트, 미시간(5%포인트), 펜실베이니아(4%포인트), 위스콘신(4%포인트), 애리조나(1%포인트) 등지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위를 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포인트 앞섰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이 우세하지만 지난 2016년 대선 때를 돌이켜보면 대선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렸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전세를 뒤집어 승리를 거머쥐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계기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11월 3일(대선) 이전이나 그 무렵에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이 아니면 개발까지 2년은 걸렸을 것”이라고 자신의 성과를 내세웠다. 실제 대선 전 백신이 출시될 경우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두 진영 모두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약을 발표하지 않아 한국에 끼치는 영향을 정확하기 예측하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관심이 쏠려 있는 방위비 분담, 북핵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되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주한미군 방위비 대폭 인상 압박을 두고 “동맹국 한국을 갈취하려고 시도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