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아 '나홀로 유세' 비호감 트럼프 대신 여성표 모았다

멜라니아, "트럼프 승리에 숨은 공신" 평가
낮은 여성 지지율이 트럼프 재선에 걸림돌
침묵 깨고 지난달 단독유세…"코로나 고통 알아"
  • 등록 2020-11-04 오후 9:19:54

    수정 2020-11-04 오후 9:19:54

지난달 27일 멜라니아 여사가 펜실베이니아에서 단독 유세에 나선 모습(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열세가 점쳐졌던 이번 선거에서 대약진 한데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여성들에게 비호감인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좀처럼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멜라니아 여사가 막판에 곳곳을 돌며 ‘읍소’에 나서며 부동층 여성 공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여성층 공략’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재임 기간 수차례 불거진 성추행·성폭행 논란과 평소 여성혐오·비하 발언을 일삼아오면서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추락을 거듭했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약한 여성 지지율이 ‘백악관에서 4년 더’를 잃게 할 수 있다”며 낮은 여성 지지율이 재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사상 최초로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며 여성 표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달 26일 위스콘신-매디슨대가 6대 경합주인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를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여성 유권자들의 58%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해 트럼프 대통령을 20%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이에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여성 유권자 표심 확보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멜라니아 여사는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단독 유세를 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냉담한 교외 지역 여성 유권자들에게 읍소 전략을 폈다. 10월 초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첫 공식 행보다. 그는 “환자로서, 걱정하는 엄마 및 아내로서 코로나19의 직접적 여파를 경험했다”고 말했다. 건강과 자녀 문제에 민감한 여성 유권자에게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최근 경합지 유세에서 “제발 나를 사랑해달라”고 호소한 트럼프 대통령의 읍소에도 꿈쩍 않은 여성 유권자들의 마음을 돌려놓은 것은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공감과 지지를 보낸 멜라니아 여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멜라니아 여사의 조용한 리더십이 대선 향배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 여성 유권자들, 이른바 ‘앵그리 맘(분노한 엄마들)’의 표심 확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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