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도 "100% 걸린다"고 한 스님들 술자리...결국 사과

  • 등록 2021-07-21 오후 5:49:01

    수정 2021-07-21 오후 5:49:01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이 사찰 소유의 숙박시설에서 승려들이 모여 술을 마시는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어긴 데 대해 사과했다.

조계종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우리 종단 소속 사찰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참회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대유행으로 전국에 방역 2단계가 적용되는 날, 방역수칙에 반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덧붙였다.

종단은 “조계종은 코로나 창궐 이후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해 왔으나 일부의 방일과 일탈로 대다수 사찰과 스님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노력에 심대한 누를 끼치고 말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계종은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한 진상을 조속히 파악해 종단의 법과 절차에 따라 합당한 후속조치를 취하겠다”며 “코로나 대유행에 따른 경각심을 높여 이러한 행위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국사찰에 행정명령을 시달하겠다”고 전했다.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 19일 전남 해남군 소재 한 사찰의 숙박시설에서 승려 10여 명이 술과 음식을 먹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5인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한 행정명령이 시작된 첫날로, 해남군은 수칙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과태료 등 행정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찰 관계자는 “오랜 기간 수리를 마친 숙박시설 운영자가 앞으로 장사가 잘되길 기원하는 안택고사를 요청해 고사를 지냈다”며 “감사의 뜻으로 운영자가 식사 자리를 마련했고, 거기에 응했던 것일 뿐 유흥을 즐기려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평소 합숙 생활을 하며 함께 숙식하던 스님들끼리 경내에 있는 시설에서 식사한 것”이라며 “방역 수칙을 명백하게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누군가 악의를 가지고 경내에 무단으로 침입해 불법으로 사진을 찍은 것”이라며 “10여 명이 모였다는 신고도 사실이 아니다. 실제론 6∼7명이 사찰과 숙박시설을 오가면서 자리를 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여론은 싸늘했다. 전문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날 YTN 방송에 출연해 “(스님들이) 따로 앉은 것 같지는 않고 다 모여 있는 것 같다. 특히 저럴 때 가장 감염이 잘 된다”며 “좁은 공간에 여러 사람이 앉아서 술잔을 주고받고. 아마 저기 계신 분들 중에 확진자가 있다면 100%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는 사례도 그랬다”며 “‘우리가 따로 앉았으니까 괜찮다’는 건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스님들께서 이렇게 하는 건 어려운 상황에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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