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 펑크’에 나라살림 적자 81조원…역대 세 번째 규모

기재부 ‘1월 재정동향’
관리재정수지 81.3조, 전년比 16.4조↑
소득·부가세 늘었지만 법인세 17.8조↓
年적자, 정부 전망치 ‘91.6조’ 웃돌 듯
  • 등록 2025-01-09 오후 7:05:08

    수정 2025-01-09 오후 7:05:08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난해 11월까지 나라 살림 적자 규모가 전년보다 16조 4000억원 늘어난 81조 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11월 누계 기준으로 2020년(98조 3000억원), 2022년(98조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더욱이 30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세수결손 탓에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정부 전망치인 91조 60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기획재정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1월 재정동향’(작년 11월 누계 기준)을 발표했다. 작년 1월부터 11월 말까지 정부의 총수입은 542조원으로 집계됐다. 국세수입은 줄었으나 세외·기금수입 증가 등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2조 8000억원 늘었다. 예산 대비 진도율은 88.5%다.

국세수입은 315조 7000억원이다. 소득세(1조4000억원)와 부가가치세(7조3000억원)는 증가했지만 법인세가 17조 8000억원 감소하면서 총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8조 5000억원 줄었다. 세외수입은 한국은행 잉여금 증가 등 영향에 전년 동기 보다 1조 3000억원 증가한 26조 1000억원을 기록했다.

기금 수입은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투자 수익, 보험료 수입 증가 등으로 20조원 늘어난 200조원으로 집계됐다. 김완수 기재부 재정건전성 과장은 “기금 수입은 국민연금에서 10~11월에 약 6조원 이상 수입(실현소득)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총지출은 전년 동기 보다 21조5000억원 증가한 57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은 10조 8000억원, 기금은 11조 2000억원 각각 늘었다. 국민연금 급여 지급(4조 1000억원), 국고채 이자상환(3조원), 퇴직급여(1조 8000억원)가 증가했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28조 2000억원 적자다. 예산대비 진도율은 86.8%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4대 보장성 기금 수지를 차감해 정부의 실질적인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81조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6조 4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통합재정수지는 2019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작년까지 6년 연속, 관리재정수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관리재정수지는 적자 폭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10조~40조원 적자 수준을 보였는데 2019년 54조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112조원, 2022년 117조원 등 10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김 과장은 “작년 한 해의 정확한 관리재정수지 규모는 불용액(예산집행을 하지 못해 남은 돈) 등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결산 이후인 3월이나 알 수 있다”며 “세수 결손을 공공자금관리기금 등으로 메우면 추가 세입은 없는 반면 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애초 전망치인 91조 6000억원 적자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앞서 정부는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4조원,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6조원, 주택도시기금 3조원, 국유재산관리기금 및 기타 3조원 등 가용재원을 우선 활용하기로 했다. 일명 ‘기금 돌려막기’로 세수 부족분을 최대 16조원 가량 메우고 나면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폭도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중앙정부 채무는 1159조 5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 1000억원 늘었다. 국가채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67조원 증가했다.

지난달 국고채 발행 규모는 1조 4000억원, 작년 한 해 국고채 누계 발행량은 157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고채 금리는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로 한은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국고채 공급량 확대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3년물 금리는 1.1bp(베이시스 포인트) 내렸고 10년물 금리는 10.4bp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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