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러시아군이 1986년 방사능 유출 사고가 있었던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비롯해 4개의 원자력발전소와 15개의 원자로가 있는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 주변 영토를 장악했다는데 괜찮을까요?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A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영구정지된 체르노빌 원전은 타격 가능성이 없지만 가동중 원전은 타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우크라이나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고, 앞으로 원전 폭발로 이뤄질 경우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최대 10배에 달하는 피해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앞서 장악한 우크라이나 북부의 체르노빌 원전은 영구정지된 원전이기 때문에 핵연료가 없어 폭발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최근 점령 소식을 알린 남동부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는 이와 달리 가동 중 원전이나 원자로에 덮개가 설치돼 직접 시설을 타격하기도 어렵습니다. 설사 덮개를 없애려 한다면 방사선량이 높아집니다. 그리 되면 자국(러시아)에도 피해를 주고 국제사회의 지탄이 커져 이런 일이 발생한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럼에도 러시아군은 원전 일대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일부 원전 시설에 타격을 가했습니다.
현재 가동중 원전 시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속조치에 따라 디젤발전기와 같은 비상전력장치도 함께 설치돼 있기 때문에 비상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안전 조치를 강화한 원전임에도 화재가 발생했고, 인근 방사선량이 올라가고 있어 상황을 주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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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에서도 원전 위협 활동 방지 촉구
원전에서 발생할 위험에 대해 국제사회가 촉구하고 있고, 관련 조치들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러시아군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장악 통보 이후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이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행동들을 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원자력 발전소를 여전히 통제하고 있고, 원자로 15기 중 6기의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등 조치를 하고 있습니다. 정동욱 한국원자력학회장은 “우크라이나에서 가동중 원자력발전소 상당수가 정지돼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것이며 이번 포격으로 화재가 발생했지만 원전 일대를 차지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IAEA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공조하며 비상상황을 대비해 가동중 원전 대상 보호조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