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여파에 벤처 업계가 떨고 있다.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한 관계자는 “그동안 K뷰티·K푸드, 노벨상 등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로 가득 찼던 대화 주제가 순식간에 계엄령으로 변했다”며 “해외 출자자(LP)들과 포트폴리오사들의 연락을 받고 국내 정세를 면밀히 살피느라 새벽 밤을 지새웠다”고 토로했다.
자본시장은 급등락하던 환율과 코인이 계엄령 해제로 다시 안정화되고, 국가신용등급이 영향을 받지 않는 등 표면적으로는 안정세에 접어든 모양이다. 그러나 다수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영향이 장기적으로 어디로 튈지 몰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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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다음 주 예정된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 ‘컴업(COMEUP) 2024’에는 우려섞인 시선이 쏠린다. 이번 컴업에 아랍에미리트(UAE)가 대규모 사절단을 꾸려 방한하기로 했는데, 이들의 방한 일정이 취소될거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예정됐던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한이 무기한 연기됐고, 이달 중순 예정된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의 한국 방문도 취소됐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내달 방한 추진 계획도 변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더해 업계는 더 큰 우려가 ‘장기적 영향’에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한 이번 정부 기조에 따라 북미, 중동, 유럽 등 해외로 진출했던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이 사태의 장기 여파에 긴장하고 있다. 국내 벤처 업계 관심 높은 중동이나, 우리 기업이 다수 진출한 미국의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벤처 시장이 당분간 한파를 면치 못 할거라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거시경제 차원의 문제도 제기된다. 국내 액셀러레이터(AC) 한 대표는 “이미 유동성 말라가 힘든 와중에 이번 사태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될까 걱정된다”며 “증시 변화에 따라 성장주가 하락하면 VC와 AC가 연쇄적으로 힘들어지는데, 수요와 공급 체계가 무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VC 업계 한 관계자 역시 “국내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연쇄작용으로 스타트업 생태계까지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