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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기존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됐던 ‘적합도’와 ‘경쟁력’ 중 적합도 조사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기존 경쟁력 조사 대신 이른바 ‘가상대결’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로 두 차례 질문을 해서 박 후보와의 격차가 큰 쪽이 단일후보가 되자는 제안이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를 이틀에서 하루로 축소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하루 반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단일후보 등록은 19일 오후 6시까지만 하면 된다”며 사실상 여론조사 기간 축소를 시사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막판 협상을 앞두고 격한 감정싸움을 벌였다. 오 후보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 측은) 누가 유리하냐, 불리하냐 이런 식으로 묻는, 지금까지 단일화 방식 중 정치 역사상 쓴 적 없는 것을 들고와 관철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사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씀”이라면서 “경쟁력을 측정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가상대결”이라고 맞받아쳤다.
단일화 협상이 물꼬를 트지 못해 19일에도 단일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면 투표용지 인쇄일(29일) 전까지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 이때까지 단일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면 투표지에 후보자의 이름이 인쇄돼 단일화의 효과가 떨어진다. 최악은 사전투표 이후, 즉 선거 전에 단일화에 성공할 경우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3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서 범여권 후보가 어부지리를 누릴 수도 있다.
지난 2010년 경기도지사 선거가 대표적이다. 당시 유시민 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진보신당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착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선거일에 임박했다. 심 후보가 선거일 사흘 앞두고 자진사퇴하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이뤄냈다. 하지만 이미 부재자투표가 완료된 상태여서 심 후보에게 돌아간 표는 모두 사표가 됐다. 결국 52.2%를 받은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가 47.8%의 유시민 후보를 누르고 경기도지사 자리를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