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 노조도 '재고용된 퇴직자 조합 가입' 추진(종합)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계약직(촉탁직) 직원들의 노조 가입 허용 여부 투표에 나선 가운데, 기아도 촉탁직 직원의 노조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 본사 전경. (사진=기아)

14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지부는 정년퇴직 후 재고용된 ‘베테랑’ 직원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 신청서를 받고 있다.

기아 노조는 촉탁직들의 노조 가입 희망 여부를 확인한 뒤 이들을 노조에 가입시킬지 추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촉탁직 노조 가입 이후 투표권 부여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가 먼저 숙련 재고용 직원 노조 가입 추진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숙련 재고용 직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현대차 지부 규정 개정 안건’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기술 및 정비직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에 한해 1년 더 계약직으로 일할 수 있는 숙련 재고용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단체협약을 통해 1년 근로하고 1년 더 일할 수 있도록 노사가 합의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5월 23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4년 임금협상 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숙련 재고용 직원들은 현재는 정년퇴직과 동시에 조합원 자격을 잃었는데,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이들이 다시 노조에 가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대의원 과반수가 참석해 3분의 2가 찬성하면 해당 안건은 통과된다. 투표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가입이 허용되는 숙련 재고용 직원들은 노조에 가입해도 선출직 출마 등 피선거권이 제한되지만, 파업 여부 등을 결정하는 투표권은 부여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촉탁직 근로자 노조 가입이 현실화할 경우 임금 인상과 복지 수준 확대를 위한 투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또 이같은 규약 개정으로 현대차 계열사를 비롯해 자동차업계 전반에서 정년 퇴직자 노조 가입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