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하트 뿅뿅 '검은 야수' 루이스..."코리안 바베큐 좋아요"[이석무의 파이트클럽]

KO승만 15차례...UFC 최다 기록 보유
UFC 파이트나이트 경기 앞두고 건강 이슈로 출전 무산
  • 등록 2024-11-03 오전 6:00:28

    수정 2024-11-03 오전 6:00:28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 팬들에게 손가락 하트를 선물하는 데릭 루이스. 사진=화상 인터뷰 화면 캡처
UFC 헤비급 파이터 데릭 루이스. 사진=UFC
데릭 루이스. 사진=UFC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UFC 헤비급의 베테랑 파이터 데릭 루이스(39·미국)는 ‘프란시스 은가누를 이긴 사나이’로 유명하다.

루이스는 지난 2018년 7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UFC 226에서 당시 신예였던 은가누와 대결해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당시 두 선수는 서로의 주먹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3라운드 15분 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상대가 들어오기만 기다렸다. 결국 그나마 조금 더 적극적이었던 루이스가 채점에서 앞섰다.

어쨌든 은가누를 꺾은 루이스는 유력한 차기 챔피언 후보로 떠올랐다. 실제로 3개월 뒤 UFC 229d에서 알렉산더 볼코프(러시아)를 KO시키면서 UFC 헤비급 타이틀 도전자 자격을 획득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바로 다음 달 열린 타이틀전에서 당시 헤비급 챔피언 대니얼 코미어(미국)에게 2라운드 서브미션 패배를 당해 챔피언의 꿈이 무산됐다. 이듬해 3월에는 주니오르 도스 산토스(브라질)에게도 TKO패를 당했다.

루이스는 2연패 후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4연승을 거두며 챔피언 벨트를 향해 조금씩 올라갔다. 하지만 이번엔 ‘킥복싱 신예’ 시릴 간(프랑스)에게 덜미를 잡혔다. 간에게 진 이후 루이스의 기세는 꺾였다. 최근 6경기에서 2승 4패로 저조한 전적을 기록 중이다. 헤비급 랭킹도 11위까지 추락했다.

그래도 루이스의 격투기 인생은 멈춤이 없다. 2021년 3경기, 2022년 2경기, 2023년 3경기를 치르면서 헤비급 강자 자리를 꾸준히 지키고 있다. 올해 3월에는 UFC 파이트나이트 메인이벤트 경기에 나서 호드리구 나시멘토(브라질)를 3라운드에 KO시키면서 건재함을 증명했다.

루이스가 거둔 15번의 KO승은 헤비급은 물론 UFC 전체급을 통틀어서 최다 기록이다. 그만큼 그의 주먹은 강력하고, 동시에 오랜 기간 많은 경기를 치렀다는 뜻이다. KO와 서브미션 승리를 포함한 최다 피니쉬 기록으로는 역대 3위다.

루이스는 당초 한국시간으로 3일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경기에서 조나타 디니즈(브라질)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디지느는 브라질의 킥복서 출신 파이터로 8전 8승 7KO 전적을 자랑한다.

브라질 선수와 4번 연속 대결할 예정이었던 루이스는 경기를 앞두고 필자와 온라인 화상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나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며 “상대가 좋은 파이터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난 언제나 1라운드 KO승을 노린다”고 큰소리쳤다.

그런데 루이스는 인터뷰 후 계체까지 마친 뒤 감량과 관계없는 건강 이슈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발목을 잡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어쨌든 경기가 무산된 만큼 이와 관련된 인터뷰는 큰 의미가 없게 됐다. 그래서 인터뷰 기사에선 경기와 관계없는 내용을 대부분 소개하기로 했다.

루이스는 자신이 거둔 15번의 KO승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경기를 꼽은 것은 2021년 커티스 블레이즈(미국)전이다. 당시 블레이즈는 강력한 레슬링 실력을 바탕으로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스는 블레이즈의 레슬링을 이겨낸 뒤 강력한 펀치 한 방으로 경기를 끝냈다.

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KO는 항상 최근 KO(호드리구 나시멘투전)다”면서도 “하지만 그래도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아마도 커티스 블레이즈전 KO일 거다”고 말한 뒤 껄껄 웃었다.

루이스에게 좋아하는 음식을 묻자 ‘코리안 바베큐(삼겹살)’는 의외의 답이 나왔다. 자주 찾는 한국 식당에서 가장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그는 “코리안 바베큐 식당에선 고기가 나오면 자기가 직접 테이블에서 구워야 한다”며 “그 방식이 상당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한 뒤 입맛을 다졌다.

루이스는 WWE 프로레슬링의 열정적인 팬이기도 하다. 심지어 올해 초에는 WWE 이벤트에 직접 출연할 뻔 했지만 스케줄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언젠가는 WWE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레슬러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다. 뱀뱀 비겔로우를 엄청 좋아했고 더들리 보이즈, ECW 시절의 태즈. 빅쇼, 케인 같은 올드 스쿨 레슬러들을 좋아했다. ‘스톤 콜드’ 스티브 오스틴, 언더테이커 같은 레슬러들 말이다.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가 레슬링이 가장 좋았던 시절이다”

루이스의 승리 세리머니는 다소 민망하다. 바로 경기복 하의를 벗은 뒤 낭심보호대까지 벗어 던진다. 과거 인터뷰에서 그 세리머니 이유에 대해 ‘내 XX가 뜨겁기 때문이다’고 말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그 세리머니에 대해 다시 묻자 루이스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별거 없다. 그냥 내 몸에 열이 많아서 그렇다. 그 때문이다”

루이스는 원래 복싱으로 시작했다. 심지어 그의 복싱 스승은 전설적인 헤비급 복서 조지 포먼이었다. 포먼은 루이스의 재능을 알아보고 집과 자동차까지 구해주면서 그를 훈련시켰다.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광인 포먼은 당시 여러 대의 슈퍼카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루이스에게 복싱은 맞지 않았다. 그가 MMA로 전향하자 포먼은 선물했던 차를 다시 가져갔다고 한다. 루이스도 미안한 마음에 순순히 돌려줬다. 그는 복싱 대신 MMA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복싱은 조금 더 테크니컬한 종목이다. 반면 그 당시 MMA는 더 길거리 싸움에 가까웠다. 난 테크니컬한 복서가 되는 것보다 실력있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더 좋았다. 이쪽이 더 쉬워 보였다”고 털어놓았다.

루이스는 한국 팬들에게도 귀여운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 팬 여러분 안녕하세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한 뒤 굵은 순가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줬다. 무시무시한 이미지와 달리 상당히 귀엽고 익살스런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루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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