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니는 잘했나"… 나훈아, 은퇴 콘서트서 작심 발언

10일 '라스트 콘서트' 1일 차 공연
정치권 향해 "국가 위한 일인가" 비판
"탄핵? 국회서 국방·경제도 얘기해야"
"마이크 내려놓을 결심"… 은퇴 심경도
마지막 곡 부를 땐 눈시울 붉히기도
  • 등록 2025-01-11 오전 9:03:02

    수정 2025-01-11 오전 9:03:02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느그(정치인)들이 하고 있는 꼬라지들이 정말 국가를 위해 하는 짓거리인지 묻고 싶다.”

가수 나훈아가 10일 은퇴 전 마지막 콘서트에서 정치권을 향해 작심 비판했다. 앞선 대구 공연에서도 탄핵 정국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던 그다.

나훈아(사진=예아라)
나훈아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1일 차 공연에서 “이제 그만두는 마당에 아무 소리 안 하려고 했는데”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내가 요즘 방향 감각이 없다. (내 팔의) 오른쪽이 어디고, 왼쪽이 어디냐”고 물은 뒤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를 치고 있다. (왼쪽 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 했나?”라고 비판했다.

나훈아는 어릴 적 자신의 형과 다툴 때를 언급하면서 “형제는 어떤 이유에서도 싸우면 안 된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다”며 “지금 난리가 났는데, 국회에서 탄핵하든 뭐든 다 좋은데 반은 국방과 경제를 얘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훈아는 또 “지금 우리 위에 폭탄이 떨어져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라며 “텔레비전에서 군인이 계속 잡혀가고 어떤 군인은 울던데, 이들에게 우리 생명을 맡긴다는 게 웃기지 않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언론이 그 모습을 생중계하고 있다”며 “이런 건 생중계하면 안 된다. 북쪽 김정은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꼬집었다.

나훈아는 은퇴 소회도 밝혔다. 나훈아는 “나는 구름 위를 걷고 살았다. 스타의 삶이 좋아 보여도 나도 사람이다 보니 사는 게 쉽지 않았다. 이젠 땅에서 걸으며 살려고 한다”며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이 결심”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자 관객에선 아쉬움 섞인 탄식이 흘러나왔고, 눈물을 꾹꾹 참았던 나훈아도 마지막 곡인 ‘사내’를 부를 때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50대 여성 김모 씨는 “한 시대를 풍미한 나훈아의 마지막 공연은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멋있었다”며 “정치, 사회 발언도 시원하게 내질렀는데, 더는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나훈아는 오는 12일까지 3일간 케이스포돔에서 ‘2024 나훈아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를 열고 58년 가수 인생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나훈아는 지난해 2월 가요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약 1년 동안 전국투어를 통해 대전, 강릉, 안동, 진주, 인천, 광주 등 전국 각지의 팬들과 작별 인사를 해왔다. 이번 서울 콘서트는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이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나훈아는 지난해 10월 소속사를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처음 겪어보는 마지막 무대가 어떤 마음일지 기분은 어떨지 짐작하기 어려워도, 늘 그랬듯이 신명 나게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다”며 “활짝 웃는 얼굴로 이별의 노래를 부르려 합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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