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민호는 정일우와 대방동 양대 킹카였던 시절을 떠올렸다. 그는 “학교 다닐 때 길거리 캐스팅이 유행하던 때였다. 중학교 때 SM에 세 번 정도 캐스팅이 됐다”고 말했다. 이 말에 유재석은 “확신의 SM상이다. 데뷔 했으면 그냥 SM”이라고 전했고 이민호는 “SM은 정말 그 당시에도 빨랐다. 어딜가나 SM 캐스팅 디렉터분이 계셨다”고 밝혔다.
이민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쯤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됐다. 뭘 하는 것이 적합할까 고민을 치열하게 하다가 연기 전공을 가봐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연기 학원에서 입시 연기를 시작했다”고 배우가 된 계기를 떠올렸다.
데뷔 초에는 본명 이민호가 아닌 ‘이민’으로 활동한 이유에 대해 “신인 때는 기사가 한번 나면 소중하지 않나. 이민으로 활동하다보니까 이민을 치면 호주 이민 이런 것만 잔뜩 나오니까 본명으로 하자고 해서 ‘이민호’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민호는 정일우와 여행을 가다가 중앙선을 넘어온 음주 운전 차량과 사고가 났다고. 이민호는 “일우도 크게 다쳤다”라며 “딱 스무살 때였다. 막 성인이 돼서 여러가지 꿈을 꾸고 펼치고 싶은 욕망이 있었던 나이였다. 의도치 않게 스톱이 되면서 할 수 있는 게 ‘생각’ 밖에 없더라. 부정도 했다가 분노도 했다가 우울하기도 했다가 받아들였다가 그랬다”고 털어놨다.
이후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 주인공인 구준표 역으로 출연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캐릭터는 재벌인데 그 당시에 저는 가장 힘들었다”라며 “가족이 흩어져 살아야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엄마가 가장으로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있는 그 뒷모습이 생각이 난다. 각종 고지서를 혼자 보고 있는 엄마의 뒷모습이 너무 작아보였고 쓸쓸해 보였다”고 가정사를 고백했다.
또한 이민호는 ‘타인의 길 위에서 사는 것은 죽는 것이고 자신의 길 위에서 죽는 것은 사는 것이다’라는 시 구절을 좋아한다며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고 싶고 어떻게든 나의 모든 걸음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좋은 에너지를 내가 가져야만 남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으니까 그렇게 살고 싶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민호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직설적으로 얘기해서 ‘주제파악’이다. 자기객관화, 자기 성찰인 것 같다”라며 “주제 파악이 모든 기준의 시작 같다. 스스로를 많이 들여다보려고 한다. 뭘 해야 새로운 에너지가 나오는가, 그래서 그런 고민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30대의 현재가 사춘기인 것 같다며 “20대, 30대 그 나이대에 느끼고 해야 되는 것들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한다. 그 나이대만 느낄 수 있는 정서를 많이 느끼려고 했던 것 같다. 어느 순간 그런 것들이 새로운 에너지가 되지 않고 앞으로 10년을 어떤 에너지로 가야할까 생각을 했을 때 어렵더라. 이제서야 저를 찾는 시간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