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데일리는 대한민국 축구 수장을 뽑는 1월 8일 선거에 앞서 정몽규, 신문선, 허정무 세 후보의 성과와 공약을 차례로 분석한다. <편집자 주>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허정무 후보는 선수 시절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에서 뛰며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국가대표로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활약했다. 은퇴 후엔 지도자로 변신해 프로팀과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다.
|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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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한국의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해냈다. 이후 행정가로 변신한 허 후보는 대한축구협회 부회장(2013~2014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2015~2019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2020~2023년)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25일 가장 먼저 축구협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허 후보는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한국 축구의 새로운 100년을 만드는 유쾌한 도전을 시작하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한국 축구가 많이 흔들린다고 말한 그는 “축구협회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 체계는 시스템 붕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라고 현행 체제를 비판했다. 허 후보는 모두가 축구협회의 환골탈태를 바라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이 추락을 멈춰야 한다는 의무감에 방관자가 되지 않기로 했다”라고 출마 배경을 밝혔다.
| 2010 남아공 월드컵 당시 허정무 감독.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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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후보는 ‘투명’, ‘공정’, ‘육성’, ‘균형’, ‘동행’을 공약 키워드로 내세웠다. 세부적으로는 △‘투명’ 경영을 통해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과 선인 시스템 마련 △회장에게 위임된 부회장 및 이사 선임 권한을 총회로 환원하는 ‘공정’ 경영 △꿈나무 ‘육성’을 위한 중장기 프로그램 마련 △‘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협회 자율성 보장 및 예산 확대 △MZ세대, 여성 팬을 포함한 축구 팬과의 소통을 통한 ‘동행’을 약속했다.
허 후보는 다른 후보자와 비교해 자신의 강점으로 현장을 잘 안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유소년팀부터 프로팀까지 우리나라 축구 현실을 속속히 알고 있다”라며 “이런 바탕이 제가 축구인으로서 감히 도전하는 이유”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아울러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며 재벌 총수가 아님에도 한국 축구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1년 발로 뛰며 국회와 용인시, 시의원 등을 만나 설득하며 국가 보조금 없이 지자체 예산 310억 원으로 용인축구센터를 건립했다”라며 “최근 좋은 성과를 내는 허구연 KBO 총재 역시 기업 총수가 아니다. 나도 그 못지않게 해낼 자신이 있다”라고 말했다.
|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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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개혁을 외치는 허 후보가 신선함을 갖췄느냐에는 의문이 따른다. 공식적인 프로필에 따르면 허 후보는 1955년 1월생이다. 나이가 전부는 아니나 오랜 현행 체제에 지친 이들에게 어필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다.
여기에 정 후보 밑에서 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던 허 후보가 어떤 차별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는 더 설득이 필요하다. 허 후보는 축구협회 부회장 시절을 떠올리며 “1년 동안 느꼈던 건 의사결정 자체가 잘 안된다는 생각이었고 아쉬움이 있다”라고 돌아봤다.
이 외에도 줄곧 축구계 주류로 활동하며 축구협회에 비판적인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기에 진정성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시절 허정무 후보.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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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선거 판세는 정 후보가 한발 앞서 있다는 전망이다. 정 후보를 비판했던 한국축구지도자협회마저 6일 후보자 간의 공약을 비교한 결과 정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허 후보 역시 신문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공개 토론회, 단일화 등의 방법으로 진정성을 드러내며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허 후보는 단일화에 대해 “한국 축구를 위한 마음이 통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라면서 토론회도 환영한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한편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오는 8일 오전 11시 10분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약 170명의 선거인단 투표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