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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보면 손홍민의 진화를 확인할 수 있다. 손홍민은 올 시즌 리그 6경기서 총 14개의 슛을 시도했다. 그 가운데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슈팅 10개(71.4%)였고, 이 중 8개(57.1%)가 골망을 흔들었다. 흔히 말하는 ‘원샷원킬’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진다. 리그에서 11골을 터뜨렸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시즌에는 81번의 슈팅을 시도했고 그 중 47%인 38개가 유효슈팅이었다. 리그 12골을 터뜨렸던 2018~19시즌의 경우 전체 슈팅(74개)에서 유효슈팅 비율이 39%(29개)였다.
손흥민의 활약이 뜨거워질수록 몸값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아직 계약기간이 3년이나 남았지만, 소속팀 토트넘은 벌써 손흥민 붙잡기에 나섰다. 지금 연봉의 2배 가까운 액수를 제시했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유럽 프로축구 선수들의 연봉을 주로 다루는 ‘스포트랙’에 따르면 손흥민은 주급으로 14만파운드(약 2억1000만원)를 받는다. 이는 주급 20만파운드(약 2억9000만원)인 해리 케인, 탕귀 은돔벨레에 이어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것. 연봉으로 환산하면 728만파운드(약 107억원) 정도 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전체를 통틀어 28위에 해당한다.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지만, 최근 손흥민의 활약상을 감안하면 저렴하게 느껴진다. 영국언론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 관계자 말을 인용해 “토트넘이 주급 20만파운드와 계약 기간 5년에 옵션까지 총 6000만파운드(약 885억원)에 달하는 재계약 조건을 손흥민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구단과 손흥민 측이 만나 협의했고 올해 안에 재계약이 완료될 것”이라며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손흥민은 케인을 제치고 토트넘 팀 내 최고 몸값 선수가 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구단에서 받는 연봉만 놓고 본다면 유럽보다 미국에서 활약 중인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훨씬 더 높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FA 대형 계약을 통해 이미 평균 20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는다. 지금은 은퇴한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총액 6500만달러 조건의 FA 계약을 맺고 평균 170억원대 연봉을 챙겼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프로스포츠 시장 규모의 차이 때문이다.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스포츠산업백서’에 따르면 미국의 스포츠산업 시장 규모는 우리 돈으로 611조원에 이른다. 반면 유럽은 유럽연합과 영국, 독일, 프랑스를 모두 합쳐도 약 376조원 정도에 불과하다. 영국만 놓고 보면 58조6000억원으로 크기가 훨씬 작다.
손흥민의 가치가 높아질수록 광고 수입도 그만큼 커진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흥민의 1년 광고 모델료는 최소 15억원 이상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손흥민의 광고 몸값이 지난해보다도 훨씬 높아진 상태다”며 “1년에 광고 출연 수입으로만 최소 100억원 이상 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피겨여왕’ 김연아가 연 100억원대 광고모델 수입을 올리며 ‘광고퀸’ 자리에 오른 적이 있다. 지금은 손흥민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차상엽 SPOTV 축구 해설위원은 “과거의 데이비드 베컴이나 현재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리오넬 메시 등은 광고모델이나 후원 등으로 연봉을 훌쩍 뛰어넘는 막대한 수입을 올린다”며 “손흥민이 지금의 활약상과 더불어 친근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유지한다면 그의 가치는 한동안 계속 오를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