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문신' 힘으로 하드코트 정복한 사발렌카, 女테니스 '2강' 구축

  • 등록 2024-09-08 오전 11:59:32

    수정 2024-09-08 오후 12:01:46

아리나 사발렌카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트로피를 끌어안은채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아리나 사발렌카의 왼쪽 팔에 새겨진 호랑이 문신.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호랑이 문신’으로 유명한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2024년 두 차례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이루며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500만 달러·약 1004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한국계’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세트스코어 2-0(7-5 7-5)으로 눌렀다.

이로써 사발렌카는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이어 US오픈까지 석권했다. 2023년 호주오픈 우승을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 단식 타이틀이다. 하드코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과 US오픈을 한 해에 동시 석권한 선수는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사발렌카가 8년 만이다.

1998년생인 사발렌카는 강력한 파워와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인다. 특히 182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강서브가 일품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서브 에이스 2위(36개), 서브 최고 구속 3위(192㎞)를 기록했다.

사발렌카의 트레이드마크는 왼쪽 팔에 새긴 호랑이 문신이다. ‘호랑이 같은 기세로 끝까지 싸우고 싶어서’ 18살 때 호랑이 문신을 새겼다. 그 문신은 특유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심지어 그의 코치인 제이슨 스테이시는 자신의 머리에 사발렌카의 호랑이 문신과 똑같은 그림을 그려 넣었다.

사발렌카의 인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최근에는 그의 주변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계속 일어났다. 2019년에는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인 아버지 세르게이가 43살의 젊은 나이에 뇌막염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올해 봄에는 남자친구였던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콘스탄틴 콜트소프가 스스로 묵숨을 끊었다. 큰 충격을 받은 사발렌카는 윔블던 대회와 파리 올림픽에 잇따라 불참했다.

사발렌카가 경기 중 종종 감정 기복을 심하게 드러내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런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래서 대회 때마다 심리 상담을 통해 멘탈 관리를 받고 있다.

사발렌카는 US오픈 우승으로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와 함께 여자 테니스 ‘양강 체제’를 굳혔음을 증명했다. 스피드와 코트 커버력이 뛰어난 시비옹테크는 프랑스오픈에서 3연패를 이루는 등 클레이코트에서 강한 모습을 자랑한다. 반면 강서브를 자랑하는 사발렌카는 하드코트를 지배한다. 최근 2년간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에서 27승 1패를 기록했다.

사발렌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가족에 대한 남다른 감정을 털어놓았다. 그는 “가족들이 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와줬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테니스 역사에 우리 가족의 이름을 남기려고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승 트로피에 새겨진 내 이름을 보면서 나 자신과 우리 가족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한다”며 “가족은 내가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해준 존재”라고 고마워했다.

한편, 한국계 혈통인 페굴라는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지만 사발렌카의 벽을 넘지 못했다. 페굴라는 ‘하프 코리안’이다. 어머니 킴 페굴라는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뒤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뒀다. 페굴라의 아버지 테리와 어머니 킴은 천연가스, 부동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통해 순자산 70억 달러(약 9조3000억원)의 엄청난 부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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