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연출 이지선) 7회에는 강남경찰서 여청수사팀장 김태곤 경감, 수사 2과 박종호 경위 그리고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과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직접 발로 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사건은 여동생이 연탄가스를 마신 것 같다는 오빠의 신고로 시작됐다. 방 안에 번개탄이 있고, 창문은 밀봉된 상태로 자살 현장이었다. 그러나 시신 상태를 확인하자마자 강력사건으로 전환됐다. 타살 흔적은 없지만 ‘시반’이 2개나 발견된 것이다. 사망 후 시신의 자세가 바뀐 것으로 보였다. 오빠는 동생 남자친구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향했다고 했다. 당시 26세였던 동생은 같은 회사 상사인 40세 유 씨를 결혼할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오빠와 연락을 끊었던 상태였다.
유 씨는 극심한 반대 때문에 여자친구와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전날 술을 마시고 번개탄을 피웠는데, 본인만 깨어났고 겁이 나서 도망쳤다고 했다. 그렇지만 형사들은 이 사건이 위계에 의한 죽음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유 씨를 수사했다. 그가 여자친구의 죽음을 종용했다고 본 것이다. 두 사람은 상가 분양대행사에 다녔는데, 수사팀은 본부장이었던 유 씨가 경리였던 여자친구의 계좌를 이용해 고객들의 돈 2000만 원을 빼돌린 정황을 파악했다.
이어 과학수사팀과 국제범죄수사팀이 협업한 사건이 소개됐다. 서울청 국제범죄수사대가 김진수 경감에게 전화를 걸었다. 말레이시아 한인 부회장이 국내에서 범행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주한 범인을 만난 후 실종됐다는 것이다. 당시 범인은 수백억 대 자산가를 납치해 110억 원을 가로챘는데,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마약까지 투약한 강력범이었다.
부회장과 몇 년 전부터 알았던 그는 말레이시아에 놀러 왔다며 부회장을 불러냈고, 그날 밤 실종됐다. CCTV를 통해 두 사람이 6층에 위치한 호텔 방에 입실하는 장면이 찍혔다. 19시간 후 부회장이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 그런데 호텔 밖으로 나온 적 없던 용의자가 호텔로 들어간 것이 포착됐다. 자세히 보니 처음에 나간 인물이 부회장의 옷을 입은 용의자였다. 그가 캐리어를 끌고 호텔에서 빠져나간 뒤 밀림을 다녀왔던 것도 확인됐다.
인혈 반응 키트를 국과수에 보내 감식 의뢰를 한 결과, 실종자의 것으로 나왔다. 형사들은 CCTV와 밀림에 다녀온 정황 등 살인과 시신 유기 혐의로 남성을 기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실종자에 대한 살인의 증거가 나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용의자가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년 뒤 말레이시아 원주민이 밀림에서 발견한 캐리어에서 백골 시신이 나왔고, 분석 결과 실종자로 드러났다. 그렇게 공소권이 없어지면서 사건은 종결됐다.
‘용감한 형사들4’는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