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돌풍, 재정 압박에 막히나... “시의회 지원금 전액 삭감 유감”

광주시의회, ACLE 참가 지원금 10억 전액 삭감
노동일 광주 대표, "도움 주지 않는 시의회 결정 유감"
시의회 "협의 없이 지출 먼저 하는 건 문제"
선수 영입 금지·승점 삭감 등 징계 가능성
  • 등록 2024-11-21 오후 6:04:27

    수정 2024-11-21 오후 6:04:27

광주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K리그1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광주FC가 재정 문제에 부딪치며 고심에 빠졌다.

광주는 21일 노동일 대표의 입장문을 통해 “광주시의회가 광주FC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참가 지원금 10억 67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광주시가 광주 구단에 지원하는 예산은 연 100억 원 규모로 알려졌다. 구단은 외국인 선수 영입, ACLE 출전에 따른 해외 체류 비용 등이 부족해 2023년 24억 원, 올해 30억 원을 금융권에서 대출받았다.

노 대표는 “광주시의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예산 요청을 했던 건 광주FC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광주 시민의 자긍심을 북돋는 일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공감하지 못하는 건지, 도움을 주지 않는 시의회의 결정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이례적인 불만을 드러냈다.

광주FC.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해부터 재정 건전화 제도를 도입해 구단의 재무 상태 개선과 합리적인 예산 수립, 지출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이미 광주는 올해 초 과대 계상 예산안을 낸 탓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영입 금지 제재를 받았다.

아울러 K리그1, 2 25개 팀 중 유일하게 이달 말까지 올해 가결산과 내년 예산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그만큼 연맹이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광주가 제출한 예산안이 내달로 예정된 재무위원회에서 기준 미달로 판단되면 연맹은 인건비 상한선을 지정하는 등 조처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면 광주는 여름에 이어 겨울 이적시장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 또 지적된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으면 상벌위원회까지 열려 승점 삭감 등의 추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광주 구단과 광주시의회 입장은 상반된다. 광주 구단은 “지난해 광주시의회 예산 심의가 끝난 뒤 ACLE 진출이 확정됐고 비용 40억 원 중 10억 원의 지원을 시에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광주시의회는 광주 구단이 협의 없이 지출부터 했고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심의에서 보전해달라는 건 절차적인 문제가 있기에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정효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광주는 2022년 K리그2에서 압도적인 모습으로 우승하며 K리그1에 합류했다. 승격 첫해에는 모든 이의 예상을 뒤집고 울산HD, 포항스틸러스에 이어 리그 3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이정효 감독이라는 스타 지도자도 탄생했다.

광주는 올 시즌에도 빠듯한 살림살이를 이겨내고 8위로 잔류에 성공했다. 창단 후 처음 나선 ACLE에서는 요코하마 F.마리노스, 가와사키 프론탈레(이상 일본),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을 차례로 꺾는 등 3승 1패로 12개 팀 중 2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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