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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경기도 용인의 수원 컨트리클럽 신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마지막 날 3라운드 18번홀(파4). 17번홀까지 14언더파를 쳐 공동 선두를 이룬 임진희(25)가 약 2.7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떨어졌다. 순간 그린 주변에 모여 있던 수천 명의 갤러리가 ‘와’하고 함성을 지르며 새로운 우승자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예원과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임진희는 초반 선두에서 내려온 뒤 경기 내내 선두를 추격하는 쪽이었다.
전반에 버디 2개에 보기 1개를 묶어 1타를 줄였으나 버디만 3개 잡아낸 이예원과 타수 차는 2타로 벌어졌다.
경기 중반 이후엔 19세 신예 방신실의 기세가 대단했다. 전반에만 3타를 줄인 데 이어 후반에도 11번과 12번 그리고 15번홀에서 버디를 낚아 단독 선두로 앞서 갔다.
조용히 추격하던 임진희는 마지막 2개 홀을 남기고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17번홀(파5)에서 1타 차 선두이던 방신실의 티샷이 페어웨이 왼쪽 숲 속에 떨어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방신실은 이 홀에서 약 8m 거리의 보기 퍼트를 넣어 최악의 상황은 피했으나 단독 선두에서 내려왔다.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친 박지영까지 3명이 공동 선두를 이뤄 연장전으로 이어질 것 같았던 분위기는 18번홀에서 갈렸다. 임진희가 마지막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15언더파(201타) 고지에 올라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104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왼쪽 2.7m 지점에 붙인 다음 버디 퍼트를 넣으며 재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2021년 6월 BC카드 한경 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낸 임진희는 지난해 7월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서 2승, 이번 대회에서 약 10개월 만에 다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승을 달성했다.
임진희는 “시즌 초반에 우승하게 돼 너무 좋다”며 소감을 밝힌 뒤 “마음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올해) 최대한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을 준비하며 퍼트 연습을 많이 해왔던 게 이렇게 빨리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2위 박지영(14언더파 202타)은 상금 8800만원을 추가, 시즌 누적 상금 3억9664만4840원으로 1위를 지켰다.
신예 방신실은 마지막 2개 홀에서 뼈아픈 실수를 하며 프로 첫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1타 차 선두였던 방신실은 17번홀(파5)에서 티샷이 왼쪽으로 휘어지며 날아가 숲 속에 떨어졌다. 공을 찾지 못한 방신실은 잠정 티샷한 공으로 경기를 이어갔고,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불운은 마지막 18번홀에서도 나왔다. 138야드 지점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맞고 넘어갔다. 어프로치샷으로 세 번째 친 공을 홀을 지나쳤고, 파 퍼트가 벗어나 연장 기회마저 날렸다.
이번 시즌 부분 시드를 받아 투어 활동을 하는 방신실은 이번 대회 성적으로 다음 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출전권을 받았다.
임진희와 함께 공동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이예원은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만족, 방신실과 함께 공동 3위(13언더파 203타)에 올랐고, 2021년과 2022년에 이어 이 대회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 박민지(25)는 최종합계 8언더파 208타를 쳐 공동 9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