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통토크]실력 없으면 도태,저축은행들.."뭉쳐야 산다"

최규연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 대담
정부 지원해주던 시대 끝났다..서민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저축은행, 서민뒷골목 같아.. 다시 닦기 어려워
  • 등록 2015-09-07 오전 6:00:00

    수정 2015-09-07 오전 8:31:22

▲최규연 상호저축은행중앙회 회장은 최근 서울 광화문 도렴빌딩 저축은행중앙회 사무실에서 열린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저축은행 업계가 함께 노력해 공동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부실의 대명사로 불리던 저축은행 업계가 올들어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란 혹독한 시련을 겪은 지 4년 만이다. 저축은행 업계 전체의 자산규모도 올 상반기 현재 40조2000억원으로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까이 늘었다.

저축은행업계가 바닥을 치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그 중심에는 최규연 상호저축은행연합회 회장이 있다. 다들 저축은행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지난 2012년, 상호저축은행중앙회의 수장을 맡아 그동안 업계가 정상궤도에 오르는데 한 몫 했다는 평을 받는다.

최근 서울 광화문 도렴빌딩 상호저축은행중앙회 사무실에서 최규연 회장과 만났다. 최 회장은 지난 3년을 회상하며 “이제는 저축은행 업계의 현안은 단순히 평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각자 도생이 어려운 현실에서 모두 다 함께 노력해 저축은행 업계 공동의 경쟁력을 기르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중앙회 회장으로 취임 후 3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3년간 처음 욕심만큼 강력한 중앙회 조직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각 저축은행들의 이해관계와 경영전략이 모두 다르다보니 업계 내부 조정이 특히 어려웠습니다. 예를들면, 전체 저축은행에서 고금리 대출을 취급하는 곳은 극소수지만 국민들의 인식에는 여전히 저축은행 하면 고금리를 떠올립니다. 사실 저축은행들은 합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여기에 윤리적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는 건 분명 무리가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저축은행의 평판이 많이 개선됐습니다. 지금 업계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은.

“취임 초기에는 신뢰가 크게 무너져 부정적인 평판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평판의 문제는 아닙니다. 실질적인 콘텐츠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겉으로 드러난 이미지는 허상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지금 저축은행들의 가장 큰 현안은 취약한 영업력입니다. 한마디로 실력을 길려야 한다.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을 접하기 때문에 고객 평가능력이 은행보다 더 좋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에 신용 평가 능력을 기른다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결국 영업력과 신용평가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래야 저축은행 본연의 역할인 서민금융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겠지요. 지원만 해주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그런 계층을 도와주는 일, 바로 저축은행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현 등 금융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시장상황이 녹록지 않는데...특히 은행들이 이젠 중금리 대출 등을 통해 전통적인 저축은행 업계의 영역까지 잠식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시장에 돈이 많이 풀려 자금 공급이 초과상태일때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금융기관은 바로 퇴출된다고 보면 됩니다. 시장에는 이젠 항상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고 치열한 경쟁을 통해 퇴출되기도 합니다. 업역 간에 칸막이를 쳐놓고 넘어오지 못하게 경쟁을 막는 방식은 더 이상 의미가 없습니다. 때문에 저축은행업계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은행들이 다른 저축은행이 아니라 시장 환경 그 자체의 변화입니다. 저축은행들이 영업력과 리스크 분석 능력을 스스로 길려야 한다는 건 이 때문입니다.

▶은행과의 경쟁속에서도 저축은행들만의 특화된 서비스가 있을 텐데요.

“시중은행은 대규모 조직입니다. 경영이 디테일 할 수 없습니다. 자연히 고객에 대한 리스크 평가도 시스템에 따라 획일화될 수밖에 없지요. 상대적으로 조직이 작은 저축은행은 경영상 신속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일선 창구에서도 재량적인 판단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들과 달리 오너십이 확실해 경영의 지속성이 있습니다. 이 같은 장점들을 잘 살려나간다면 저축은행들로서도 활로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업계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앙회는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취임 초부터 중앙회부터 역량과 기능을 키우기 위해 애를 많이 썼습니다. 업계의 취약점을 중앙회에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자 했지요. 중앙회 직원들이 저축은행 현장에 파견근무를 한 것도 중앙회와 저축은행 업계간 소통의 일환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실 업계의 공통된 이익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건 생각처럼 쉽지 않더군요. 79개의 저축은행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상충되기 때문이지요. 게다가 저축은행들은 각자의 지역 기반을 통해 이미 자신들만의 경영방식이 확고했습니다. 관계형 금융에 대한 모든 기법들은 다 나와 있지만, 이를 하나의 잣대로 묶는 방법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

▶국내 금융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면.

“거창하게 금융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건 무리겠지만, 이미 국내 금융산업은 레드오션으로 변했습니다. 국내 자금은 항상 공급초과상태이니 만큼 결국 해법은 밖으로 퍼내는 방법 밖에 없습니다. 초과 자금을 해외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거지요.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들의 해외진출이 필요한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물론 초기에는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습니다. 해외 투자 경험과 역량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실패를 딪고 성공해야 합니다. 초기 실패가 두려워 국내에 안주하면 비전이 없습니다.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더욱 활발해져야 합니다.”

대담 = 송길호 금융부장

정리 = 성선화 기자

사진 =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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