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1]'월가의 신화' 로버트 루빈 前 美 재무장관

[Keynote Speaker Profile]`위대한 재무장관`,`우리시대의 현인`..찬사
시장과 정부 두 세계 넘나들며 미국 경제 이끈 현대 경제사의 산증인
제1기조 '글로벌 경제지도', 제2기조 '세계경제의 도전과 과제'..연설
  • 등록 2011-06-01 오후 1:00:05

    수정 2011-06-01 오후 1:37:57

[이데일리 송길호 기자] "알렉산더 해밀턴 이후 가장 위대한 재무장관"(빌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 "정치에 앞서 정책을 우선순위에 올려놓은 이상적인 공직자"(척 헤겔 전 미국 상원의원) "우리시대의 가장 똑똑하고 존경할 만한 현인중 한명"(월터 아이잭슨 전 타임 편집장이자 전기작가)  


'월가의 신화'로 불리우는 로버트 루빈(Robert Rubin·사진) 전 재무장관. 그는 시장(월스트리트)과 정부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넘나들며 학문적 역량과 실무지식, 시장의 흐름과 정책판단 능력을 모두 겸비한 최고의 경제전문가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는 골드만삭스에서 26년, 클린턴 행정부에서 6년반, 씨티그룹에서 4년동안 근무하며 투자자로서, 정책조정자와 입안자로서 민·관에 걸친 폭넓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실무경제를 주도한 현대경제사의 살아 있는 역사로 남아 있다.  

그는 1938년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나 플로리다주의 마이애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96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최우등으로 졸업(수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한 그는 1년간의 런던 경제대학 연수를 거쳐 예일대 로스쿨을 마친후 뉴욕의 법률사무소(클리어리 고트립 스탠 앤 해밀턴)에서 2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다. 법률업무에 특별한 흥미를 느끼지 못한 그는 금전적인 보상이 약속된 월가로 진출, 잠시 하이든스톤사라는 투자회사를 거쳐 1966년 골드만삭스로 자리를 옮긴다.

골드만삭스는 그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리스크 재정거래부서를 거쳐 5년만에 파트너가 됐고 투자부문 10년 연속 최고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눈부신 실적을 바탕으로 1987년 부회장 및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 1990년엔 공동회장에 올라 2년간 월가의 대표적인 투자기업을 이끌게 된다. 입사 당시 전체직원 650명의 평범한 미국 투자회사였던 골드만삭스는 26년후 루빈이 퇴사할땐 10배이상으로 규모가 확대된 글로벌 투자기업으로 성장한다.



골드만삭스 재직때부터 그는 일찍이 현실정치에 눈을 떴다. 1988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마이클 듀카키스 주지사의 선거캠프에 들어가 경선과정에서 모금을 하고 경제자문을 맡기도 했다. 3년뒤인 1991년 한 저녁모임에서 클린턴과의 만남은 인생의 결정적인 분수령이었다. 이날 만남에서 클린턴과 경제현안들에 대해 3시간에 걸쳐 토론을 벌인 그는 이같은 인연을 바탕으로 1992년 5월 로버트 라이히(클린턴 행정부시절 노동부장관) 등 '클린턴의 친구들'과 함께 경제자문역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한 1993년 1월 루빈은 드디어 자신의 오랜 꿈이던 공직에 입문한다. 대통령 보좌관격인 국가경제위원회(NEC·National Economic Council)의 위원장으로서 백악관에 들어가게 됐다. 루빈은 골드만삭스의 고위임원이던 자신을 클린턴이 경제정책분야의 핵심 요직인 NEC의장으로 전격 발탁한 배경은 대선 기간중 실비아 매튜(루빈 재무장관 시절 그의 비서실장)와 같은 젊은 친구들과 편안히 일하는 능력을 클린턴이 높이 평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2003년 자전적 회고록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원제:In an uncertain world)'에서  밝혔다.

NEC는 클린턴이 경제정책분야에서 국가안보회의와 같은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창설한 기구다. 예산과 세제에서 국제무역과 빈곤감소에 이르기까지 각 부서와 위원회의 경제정책들을 상세히 조율하고 의사결정의 실행과정을 점검하는 조정기관이었다. 루빈은 "정책결정과정의 중립적 관리자로서 또 실질적인 참가자로서 두개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며 "특정 시점에선 내가 어떤 모자를 쓰고 있는지 명확히 해야만 했다"고 NEC위원장 시절을 회고한다. 로버트 스트라우스 전 소련주재 미국 대사는 "NEC는 루빈 덕에 성공했다"며 "다른 사람이 그 일을 맡았다면 그 위원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파괴적인 힘으로만 작용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NEC에서의 성공으로 루빈은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된 바로 다음해인 1995년 1월 미국의 제70대 재무장관이 된 그는 당시 금융위기를 겪고 있던 멕시코를 지원하기 위해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과 함께 200억달러 규모의 지급보증을 결정, 멕시코사태를 무난히 해결한다. 멕시코 문제 해결을 위해 구제금융을 지원하게 된 그의 판단 기준은 명확했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때의 위험이 조치를 취할때의 위험보다 훨씬 크다. 멕시코 지원프로그램은 (최선이 아닌) 가장 덜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그는 1997년과 1998년 아시아, 러시아, 라틴 아메리카에서 차례로 발생한 금융위기도 국제통화기금(IMF)등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 사태를 무난히 진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세계 금융위기가 한풀 꺾인 1999년 2월15일 타임지는 루빈을 포함, 래리 서머스 재무부 부장관,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 등 핵심 정책결정자 3명을 "세계를 구한 위원회(The Committee to save the World)"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재무장관시절 그는 균형재정을 위한 과감한 재정적자 축소와 무역 자유화 등을 통해 미국 경제 활황의 터전을 닦으며 '루비노믹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또 빈곤문제에도 관심을 쏟아 근로소득보전세제(EITC) 등 저소득층을 위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전력을 기울였다. 퇴임후 지역사회 개발지원단체인 지역정책지원공사(LISC)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은 것도 빈곤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배경이 됐다. 그는 골드만삭스의 고위 임원시절에도 낙후된 도시와 농촌지역의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기업투자를 이끌어내는 등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1999년 1월 래리 서머스에게 재무장관직을 물려준 그는 다시 월가로 돌아가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인 씨티그룹에 들어갔다. 6000여명의 직원에 불과했던 골드만삭스와는 달리 18만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1년에 몇차례씩 기업인수를 실행하는 씨티그룹은 그에겐 또 다른 도전이었다. 그러나 공직을 떠나자마자 높은 보수를 받고 상업은행으로 이직한데 따른 비판도 따라 붙었다. 그는 이에 대해 "풍부한 공직경험이 글로벌 금융문제와 금융시장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공공정책과 사회문제 해결에도 계속 관여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2007년 씨티그룹 회장에 올라 2009년까지 2년간 세계 최대의 금융그룹을 이끌게 된다.   루빈은 2001년 구설수에 올라 곤욕을 톡톡히 치뤘다. 재무부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엔론(씨티은행의 채무회사)의 회사채 등급을 내리지 않는 게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이 엔론 파산 후 공개됐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 재무부 당국자는 루빈의 자문을 따르지 않았고 의회 조사과정에서도 특별한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그는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만 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됐던 파생금융상품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도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빈축을 샀다. 클린턴은 2010년 4월 ABC의 'This Week'라는 프로그램에서 "파생상품 규제에 반대한 루빈의 자문은 결과적으로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화려한 이력을 지닌 그였지만 그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자리가 주는 만족감은 공허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골드만삭스, 백악관, 재무부, 씨티그룹 등 어느 곳에서나 만족을 위해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들을 보아왔다"며 "(그러나) 인간이 충족감을 느끼는 유일한 곳은 자신 내부일 뿐"이라고 말했다.

루빈은 오는 6월14∼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주최 세계전략포럼(WSF)에서 기조연사로 참석, 한국의 청중들과 만난다. 14일 개막식에서 그는 '루빈이 그리는 글로벌 경제지도: 美,EU,亞의 현재와 미래', 15일 메인행사에선 '불확실성의 시대:세계경제의 도전과 과제'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할 예정이다.      ☞ 불확실성의 시대를 관통하는 필승해법, `세계전략포럼(www.wsf.or.kr)`에서 찾으세요. 6월14~15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전략포럼에는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을 비롯해 세계 3대 미래전략가인 리차드 왓슨, 경영의 현자로 불리는 램 차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략가들이 참석해 독창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쾅! 서울시청 인근 역주행
  • 韓 상공에 뜬 '탑건'
  • 낮에 뜬 '서울달'
  • 발목 부상에도 '괜찮아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