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지?" 女 차량 전화번호 수집해 협박한 20대 징역

20대 남성 A씨, 주거침입 및 협박 등 혐의
집행유예 중 또다시 범행…법원, 징역 8월 선고
업무상 수집한 여성 전화번호로 전화해 협박도
"신체 해악 고지, 자녀 언급…죄질 가볍지 않아"
  • 등록 2023-02-24 오전 11:51:44

    수정 2023-02-24 오전 11:51:44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여성 차주만 골라 차량 앞유리에 부착된 휴대전화번호를 몰래 수집하고 살해 협박을 한 20대 남성이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범행을 수차례 저질러 실형을 살게 됐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김우정)은 지난 15일 주거침입 및 협박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7)씨에게 징역 8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0일 오후 12시52분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고급주택 아파트단지 보안요원에게 “친구를 만나러 왔다”고 거짓말을 하고 출입 명부에 방문목적 ‘과외’로 적고 침입한 혐의(주거침입)를 받는다.

그는 단지 내 연결통로를 통해 지하 주차장에 몰래 들어가 피해 여성 B씨가 단독으로 사용하는 개인용 차고지에 주차된 차량 전면에 부착된 휴대전화번호를 불법 취득하고, 다른 차고지도 돌아다니며 전화번호를 더 수집했다.

A씨는 사흘 뒤 B씨의 전화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카카오톡 친구 추가를 통해 B씨가 자녀들과 촬영한 프로필 사진을 확인했다. 그러고 나서 B씨에게 “너네 자식 둘이 다 찢어 죽여줄까? 너 ○층 살지, 내가 죽여줄게”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겁을 먹은 B씨가 “혹시 제가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사과드리고 싶네요”라고 답장을 하자, 그는 “기다려보면 결과로 보게 될 거야. 그때 가서 울고불고하겠지”라는 메시지를 추가로 전송한 혐의(협박)를 받는다.

이어 A씨는 지난해 5월25일 한 지역에서 차량 전면 유리에 부착된 다른 피해 여성 C씨의 휴대전화번호를 저장하고 카카오톡으로 “○○아파트 사세요? 가만 안 둬, 차 검정색 아닌가” 등의 메시지를 전송해 협박했다.

지난해 9월30일에도 분양 대행 업무를 담당하며 회사로부터 전달받은 다른 피해 여성 D씨의 휴대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죽여버리려고 전화했거든요. 제가 그쪽 신상 알고 있거든”이라고 협박하기도 했다.

앞서 A씨는 2021년 10월8일 경기 용인시에 있는 한 보험회사 보상선터에 전화를 걸어 직원에게 불안감을 유발할 목적으로 사무실이 내다보이는 인근 건물에 불법 침입한 혐의(업무방해죄)로 재판을 받아 현재 집행유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건조물침입죄나 협박죄로 처벌받거나 재판 중임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집행유예 기간에 전화를 이용한 협박 등을 목적으로 주거침입이나 건조물침입 범행을 저질렀고, 협박 내용도 피해자들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해악 고지에 더해 자녀를 언급하면서 협박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피해자들을 위해 각각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정신적 치료를 받는 등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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