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 아내와 바람폈나”…‘야구단 감독 폭행’ 변호사, 학생·코치에 위자료

서울서부지법, 변호사 A씨에 ‘위자료 1400만원+이자’ 명령
아내와 불륜 의심해 한 리틀야구단 감독 폭행
목격한 초등학생 선수·코치 “정신적 충격”
A씨, ‘특수상해’로 1심 징역 2년 실형 받아
  • 등록 2023-02-20 오후 1:32:51

    수정 2023-03-18 오전 12:54:11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아내와의 불륜을 의심해 한 ‘리틀야구단’ 감독을 야구방망이로 때려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변호사가 폭행을 목격한 야구단 학생 및 코치들에게 총 1400만원의 위자료를 물게 됐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민사22단독(부장판사 황순교)은 서울 소재 C리틀야구단 소속 초등학생 12명과 코치 2명이 변호사 A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달 13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고 A씨에게 각각 100만원씩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사건이 발생한 2020년 11월 10일부터 손배소 판결이 이뤄진 지난달 13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배상금을 모두 갚는 날까지 연 12% 이자를 더해 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1월 10일 경기도 한 지역 야구장을 훈련 장소로 해 자신의 큰아들을 포함한 학생들에게 야구를 지도하던 C리틀야구단 감독 B씨의 뒤통수를 야구방망이로 내리치고 얼굴과 허벅지 등을 가격했다. 또한 B씨가 쓰러지자 머리와 몸통 부위를 주먹과 무릎 등으로 수차례 가격해 안와골절 등 전치 10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 신분인 A씨는 앞서 형사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아내와 B 씨가 바람을 피웠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사건 발생 당시 현장에 있던 C리틀야구단 소속 학생 선수 12명은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사건 직후 “감독님이 야구방망이로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야구하러 나오는 것이 두렵고 방망이를 보면 너무 무섭다”, “잠을 잘 때 폭행 장면이 생각나서 너무 무섭고 악몽까지 꿨다” 등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학생 부모들은 A씨에게 자녀들의 불안장애 등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각각 500만원을, 그러한 자녀를 돌보는 자신들에게 정신적 피해 위자료로 각각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A씨의 폭행을 말린 코치 1명도 사건 이후 지난 2021년 1월경 서울 서대문구 한 의원에서 불면·과각성·불안 등의 증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급성반응’ 진단을 받았고, 다른 코치 1명은 서울 관악구 한 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기타 명시된 불안장애 증상으로 통원치료를 받았다고 재판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코치 2명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A씨에게 각각 500만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원고들이 피고가 야구방망이로 피해자의 머리 등 신체 부위를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그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는 원고들이 진학 등을 위해 피해자의 강요 등에 따라 실제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음에도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8단독(부장판사 이영훈)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해 3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과도한 폭력적 내지 충동적 성향이 내재해 있을 뿐 아니라 자신으로 인한 타인의 고통을 공감 못하는 정서적·감정적 결핍의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명백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피해자 탓이라며 범행을 정당화하고 피해자를 상대로 1억원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아, 변호사라는 전문직 종사자임을 감안해도 재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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