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한국 정부와 기업의 선의의 투자와 협력이 미얀마 국민들에게 군부의 총칼로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정착될 때까지 군부에 대한 협력과 투자를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 앞줄 왼쪽부터 이경호 NCCK 회장, 이홍정 NCCK 총무,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사진=윤종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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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은 1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교회협 교단장·기관장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미얀마 군부를 압박할 수 있는 실효적 조치를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이홍정 NCCK 총무, 이철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이건희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김은섭 기독교한국루터회 총회장, 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NCCK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미얀마 전자정부 인프라를 깔아주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1367억원)을 지원했으며, 코이카는 올해 미얀마개발연구원에 2000만 달러(약 약 227억원)를 비롯해 교육, 농업, 차량정보관리시스템 등 각종 명목으로 미얀마를 지원해 왔다. 이밖에 한국수출입은행은 미얀마 107곳에 의류·봉제 공장을 운영 중이고, 포스코는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을 통해 미얀마 북서부 해상 천연가스전을 중국의 쿤밍으로 연결하는 송유· 가스관 건설에 참여하는 등 미얀마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런 자금이 군부 세력으로 흘러들어가 미얀마 국민 탄압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 교단 주장이다.
이 회장은 “이 시각 미얀마에서는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군부세력들이 군과 경찰을 앞세워 민주주의와 평화를 외치며 저항하는 양심적인 시민들을 무차별 폭행하고 살상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 시점부터 미얀마 군사 쿠데타 세력을 단호하게 배제하라”고 강조했다.
안 이사장도 “포스코 앞에서 시위를 하는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협력 중단을 요구하겠다”면서 “기업들이 이윤에 매달렸다간 추후 국제적인 지탄과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CCK는 사순절(부활절 전까지 6번의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 동안 매일 낮 12시 1분 기도, 한 끼 금식을 통한 헌금 모금 활동 등도 전개하기로 했다. 헌금은 구속자와 난민, 소수민족, 아이들 등을 돕는 데 쓰인다.
이 회장은 “한국의 민주화를 위한 우리의 희생적 역사는 민주화를 위한 미얀마 국민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면서 “미얀마의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의 가치가 존중되는 날까지 한국 교회, 세계 종교시민사회와 함께 연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