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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1975년에 빌 게이츠 창업자가 내걸었던 슬로건은 ‘모든 책상 위에 PC를 한 대씩 놓겠다’였다. 앞으로는 여러분이 진행하는 업무와 모든 일에 ‘코파일럿’이 함께할 것이다”
21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IT컨버전스 포럼’에서 이승준 마이크로소프트(MS)아시아 모던 워크 시니어 스페셜리스트는 “MS가 생각한 건 업무 생산성 등 모든 부분에서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들에 소요되는 시간들을 생성형 AI로 단축시키는 것”이라며 “남는 시간을 혁신적인 아이디어 도출과 생산성 있는 업무로 전환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제품을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코파일럿은 일종의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생성형AI 기반 업무 보조도구다. 업무에 사용되는 모든 이메일과 일정, 채팅, 문서, 답변과 작업 내역 등 정보를 AI가 통합해 사용자 요청에 적합한 답변을 제공하거나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등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업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최적화돼 있는 것이다.
MS는 당장 다음달 1일부터 빙(Bing), 엣지, 윈도우 등 여러 브라우저를 통해 모든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코파일럿을 제공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으로 구성된 오피스 프로그램 ‘MS365’에 적용한 ‘MS365 코파일럿’ 또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엑셀 시트에서 분기별 추정치와 요약본을 AI로 추출하거나, 정보를 토대로 SWOT 분석을 해 PPT로 자동 전환하는 일이 내년부터 가능해지는 것이다.
코파일럿의 구성 요소는 크게 4가지다. 핵심은 업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모아놓은 ‘MS 그래프’ 영역이다. 단순히 사용자의 요청에 대한 답변을 거대언어모델(LLM)로 생성해 내놓는 것이 아니라 이메일 송수신 내역, 캘린더 내 일정, 파일 송수신 내역 등 업무와 관련된 데이터를 결합해 ‘맥락’에 맞는, 알맞은 답을 내놓도록 해서다.
이 스페셜리스트는 “사용자가 코파일럿에서 대화를 시작하고, 업무를 정리해달라는 요청을 하게 되면 LLM이 아니라 그래프에서 개인별 업무 데이터를 먼저 검색하게 된다”며 “MS 그래프 내의 데이터를 검색해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결합한 상태로 LLM에서 답변을 생성, 다시 그래프로 돌아와 접근 권한과 정합성 여부를 검증한 뒤 사용자에게 제공한다”고 역설했다.
MS365 외에 다른 서비스나 프로그램을 사용 중인 기업들을 위한 기술도 마련됐다. 구축형 서버(온프레미스) 등에 있는 데이터를 코파일럿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내에서 사용 중이던 다른 기업의 앱도 플러그인을 활용해 연동할 수 있다. 최근 이그나이트 행사에서 발표한 ‘코파일럿 스튜디오’ 또한 확장성을 위한 조치다.
한편, 최근 MS는 오픈AI 이사회 결정으로 CEO직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을 합류시켰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전 이사회 의장인 그레그 브로크먼도 합류했다. 이들은 MS에서 새로운 AI팀을 이끌 전망이다.
샘 올트만이 축출된 건 경영진 내의 시각차로 인한 결과로 알려졌다. 비영리재단으로 시작한 조직을 일반 회사처럼 경영하는데 불만을 가진 일리야 수츠케버 공동 창업자 겸 수석 과학자 등이 인류에 해를 끼치는 인공일반지능(AGI)를 만들게 될 것이라며 반란을 일으켜서다.
이 같은 행보에 시장에서는 MS가 AI 기술력을 내재화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한다. 오픈AI에서 핵심적 역할을 한 인물들이 합류함으로써 기술력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오픈AI의 지배구조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MS 측은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오픈AI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혁신 아젠다와 놀라운 제품 로드맵을 생각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미라 무라티(오픈AI 임시 CEO) 팀과도 지속적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