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금감원, '배당성향 96%' 국민카드 현장검사 착수

순익 줄고 위기대응능력 줄었는데
작년 벌어들인 현금 대부분 지주로
국민카드 "자본효율성 제고 차원"
"ROE 높이려 자본 낮추는건 이례적"
  • 등록 2023-02-22 오후 6:03:08

    수정 2023-02-23 오후 2:38:33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금융감독원이 배당성향이 96%에 달하는 KB국민카드에 대한 수시검사에 돌입했다. 위기 대응 능력인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한지 들여다보기 위한 2022 회계연도 결산검사다. 금감원이 비은행을 대상으로 결산검사를 벌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2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감원은 이날 국민카드에 대한 결산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수시검사 일환으로, 금감원은 카드업계에선 국민카드에만 결산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해엔 카드사에 대한 결산검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금감원 결산검사 대상에 비은행이 오른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금감원은 국민카드가 손실흡수능력 대비 과도한 배당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 넘게 줄면서 손실흡수능력도 떨어졌는데 배당만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카드는 올해 배당성향(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을 95.7%로 정했다. 한해 동안 벌어들인 현금의 95.7%가 지분 100% 보유한 모회사인 KB금융지주(105560)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2021년에 비해서는 1년 새 배당성향을 33.7%포인트 높였다. 당기순이익이 2021년 4189억원에서 지난해 3786억원으로 9.6%(403억원) 감소한 가운데 내린 결정이다.

위기 대응 능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국민카드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1년 말 106.8%에서 지난해 9월 말 103.8%로 떨어졌다. 이 기간 카드업계 평균 적립률이 106.7%에서 107.4%로 오른 점과 대조적이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법적으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대비 실제 적립액 비율이다. 103.8%는 법적 기준(100%) 대비 3.8%포인트만큼의 충당금을 더 쌓아두고 있다는 의미다. 회계 기준의 대손충당금과 감독 목적의 대손준비금을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이 비율로 손실흡수능력 추이를 가늠할 수 있다.

카드업계에서도 국민카드의 배당 정책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당성향 60%도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당기순익이 2021년 6750억원에서 지난해 6414억원으로 5.0%(336억원) 줄었다. 감소폭(5.0%)이 국민카드(9.6%)의 절반 수준이다. 반면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21년 말 105.2%에서 지난해 9월 말 105.3%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했다. 대신 배당성향을 지난해 51.3%에서 올해 42.1%로 줄였다.

국민카드 측은 “당사의 자본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배당을 통해 자본을 줄여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ROE는 투입한 자본 대비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자본(E) 수준을 유지하며 이익(R)을 내 ROE를 높이려는 게 보통인데, 이익(R)이 떨어지니 자본(E)을 더 낮춰 ROE를 올리려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금융권에서 나왔다. “위기 때 써야 하는 ‘최후 보루’(자기자본)를 필요 이상으로 낮추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은행은 기본자본 외에도 보완자본·경기완충자본 등 쌓아야 할 자본이 많다. 보험 역시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규제가 깐깐해 배당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반면 카드사는 다른 업권 대비 느슨한 자본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카드업계에 적용되는 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인 조정자기자본비율 기준은 최소 8%다. 국민카드의 2021년 말 기준 이 비율은 17.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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