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도 우승 제조기…랑거의 장수 비결은 ‘몸통 스윙’[골프樂]

PGA 챔피언스투어 통산 44승 ‘제2의 전성기’
역 C자형 피니시→I자형 몸통 스윙으로 교정
트랜지션 동작 최소화…몸통과 팔 함께 다운스윙
“시니어 골퍼나 부상 있는 골퍼들에 적합한 스윙 방식”
  • 등록 2023-02-03 오전 12:10:00

    수정 2023-02-03 오전 12:10:00

베른하르트 랑거의 드라이버 샷 피니시 자세. 허리가 거의 I자로 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65세의 베른하르트 랑거(독일)는 50대 이상의 선수들만 출전하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44승을 차지했다. 유러피언투어 42승,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20대~40대 시절 못지않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헤일 어윈(미국)이 가진 챔피언스투어 최다승 기록(45승)에 단 1승 차이로 다가선 랑거는 올해 이 부문 신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그가 60세 이후에도 11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몸에 큰 무리가 가지 않는 스윙을 구사하기 때문으로 진단한다.

랑거 역시 최근 미국 골프닷컴과 인터뷰에서 “20대 중반에 스윙을 바꾸는 작업을 했다. 60대, 70대가 되어서도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라고 장수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선수 생활 초반 랑거는 허리를 급격하고 과도하게 꺾어 몸이 활처럼 휘어지는 ‘역 C자형 피니시’ 자세를 고수했다. 그러나 이는 골프에서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대표적인 자세다. 랑거는 공군으로 복무 중이던 19세에 허리를 다쳐 디스크 증세를 겪던 차였다. 이 때문에 그는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는 역 C자형 피니시 대신 몸통 회전을 이용한 ‘I자형 피니시’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상·하체를 최대한 분리해 파워를 전달하는 젊은 프로들에 비해 랑거는 몸통을 한 번에 회전하는 방식으로 스윙한다고 분석한다. 덕분에 허리, 무릎 등의 부상을 방지하고 최대한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스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골프 교습가들은 “하체와 엉덩이를 먼저 이동시키는 트랜지션 동작을 최소화하는 대신 몸통과 팔을 함께 다운스윙하는 방법”이라며 “팔을 좀 더 부드럽게 만들어 스윙 스피드를 내는 방식의 스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폭발적인 파워는 줄어들 수 있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아 시니어 골퍼나 부상이 있는 골퍼들에게 적합한 스윙 방식”이라고 추천했다.

랑거는 “척추에 무리를 주지 않는 스윙 방식 덕분에 지금처럼 오래 플레이할 수 있었다”며 “(챔피언스투어 최다승을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은 느끼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골프를 치려 매일 노력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어에 젊은 선수들이 많지만 나는 여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베른하르트 랑거(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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