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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철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은 지난 2월 취임식에서 KPGA를 이끌기로 결심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KPGA 회장직을 제안받았던 지난해 여름만 해도 남자골프는 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여자골프의 인기에 밀려 대회 수가 점점 줄었고, 골프장을 찾아오는 팬도 예전만 못했다. 그런 KPGA를 이끌겠다고 마음먹은 건 그의 눈에 보인 남자골프만의 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위기로 볼 수도 있겠으나 제 입장에선 남자골프를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밖에서 봤을 때 남자골프의 상품성이나 스타성은 충분한 데 그걸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제안을 수락했다”고 말했다.
기업인 출신 회장을 영입한 KPGA는 조금씩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성과가 보였다. 사비로 연 대회를 제외하고 올해만 최소 2개 대회 신설을 확정했고, 2~3개 기업과도 협의를 했다. 대회가 총 17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보다 신설대회가 최소 4개 늘었어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예정된 대회의 취소 또는 연기가 잇따르면서 발목이 잡혔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대회수는 더 줄었다.
위기 속에서 구 회장이 꺼내 든 카드는 남자골프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대회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첫 시험무대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KPGA 오픈이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경기 방식은 알바트로스(더블이글)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 보기 이하 -3점으로 점수를 매겨 높은 점수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버디 이상을 해야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어서 선수들은 더 멀리 치려고 하고 공을 홀에 가깝게 붙이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경기를 하게 된다.
구 회장은 “팬들에게 KPGA 코리안투어는 박진감이 넘쳤고 재미있었다. 협회 입장에서는 이를 어떻게 포장하느냐가 중요하다”며 “KPGA 오픈은 그런 남자골프만의 매력을 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새로운 시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다양한 경기와 이벤트를 통해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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