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원정 원격 지휘하려 했나’ 클린스만 “파주 훈련장, 북한과 가까워 싫어”

  • 등록 2024-02-20 오후 6:29:41

    수정 2024-02-20 오후 6:29:41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차두리 코치, 클린스만 감독, 헤어초크 수석코치.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2019년 10월 북한 평양에서 원정 경기를 치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훈련장이었던 파주 축구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게 알려졌다.

독일 매체 ‘슈피겔’은 지난 21일 심층 인터뷰를 통해 클린스만 감독의 한국 생활 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슈피겔’을 통해 한국 지휘봉을 잡게 된 과정이 우연히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현장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만났다.

그는 파울루 벤투 감독과의 계약이 끝난 정 회장에게 “내게 연락이 있으면 연락 달라”고 농담조로 말했으나 정 회장이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정 회장이 밝힌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는 지난 16일 클린스만 감독 경질을 발표하며 선임 과정에서 오해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과 똑같은 프로세스로 진행했다”라며 자신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었음을 말한 바 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파주NFC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외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전용 훈련장이었던 파주NFC의 환경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은 파주 근처에서 거주하는 걸 거부했다”라며 “그가 파주에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독재자 김정은과 북한 국경이라는 것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훈련장 시설도 낡았다고 평가했다.

한국 축구 선봉에 나서야 할 수장이 적으로 마주해야 할 수 있는 북한을 두려워했다. 현재 북한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 참가 중이다. 일본, 시리아, 미얀마와 B조에서 경쟁 중이다.

특히 내달 26일에는 일본과의 홈경기를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치를 예정이다. 북한이 안방에서 A매치를 치르는 건 약 4년 5개월 만이다.

한국이 북한과 같은 조에 속했다면 평양 원정을 치러야 했다. 실제 한국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북한과 한 조에 속해 평양 원정을 치렀다. 당시 생중계도 없이 예고 없는 무관중 경기를 치르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10월 북한 원정에 나선 손흥민의 모습.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에도 같은 조에 속했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북한 원정에 동행했을지 의문이다. 파주 생활도 꺼렸던 그가 선수단 앞에 서서 평양 땅을 밟을 용기가 있었을까. 또 어떤 기상천외한 핑계로 재택근무 혹은 원격 지휘를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한편 지난해 3월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임기를 시작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6일 경질됐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3년 5개월 계약했으나 1년도 채우지 못했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 “대표팀 경쟁력을 끌어내는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게 기대하는 지도 능력과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논의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은 지도자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서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경질 배경을 밝혔다.

협회는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20일 새롭게 꾸렸다. 정해성 협회 대회위원장이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됐고 10명의 위원과 함께하는 위원회 구성도 마쳤다.

정 신임 위원장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는 바로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한다. 오는 21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1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개최해 차기 사령탑 선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회의를 마친 뒤엔 브리핑을 통해 첫 회의 결과 내용을 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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