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신한제8호스팩은 시초가 대비 0.95%(20원) 내린 20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앞서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어진 신한제8호스팩의 수요예측에는 총 1186곳의 기관이 참여, 경쟁률 1154.26대 1로 웬만한 공모주 못지 않은 흥행을 기록했다. 이어 지난 13~14일 이뤄진 청약에서도 경쟁률 361.39대 1을 기록, 증거금 약 1조1293억원을 끌어모았다. 다만 시초가가 2100원에 그치고, 이후에도 하락하며 겨우 기준가 수준을 지켜내게 됐다.
앞서 이달에는 국내 스팩들 중에서 10조원에 가까운 증거금을 끌어모았던 유진스팩7호(388800)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 2~3일 진행된 유진스팩7호의 청약 경쟁률은 3921대 1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증거금 9조8035억원이다. 이는 현재까지 상장된 스팩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며 증거금 역시 최다 규모다.
이에 ‘역대급 스팩’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상장 첫 날이었던 지난 13일 시초가를 기준가(2000원)의 두 배인 4000원에 형성 후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주가는 하루를 빼고 내내 하락해 현재 주가는2285원에 머무르고 있다.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스팩은 합병 호재 등에 따라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당시 급등했던 스팩들은 인수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횡보 흐름 속 적은 유통주식수와 낮은 가격으로 인해 쉽게 주가가 오르내릴 수 있는 스팩에 투기 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이후 스팩의 주가 ‘거품’은 다소 가라앉았지만, 투자처로서의 관심도 자체는 높아진 상태다. 실제로 지난해 상장한 스팩의 일반청약 경쟁률은 평균 3.14대 1에 불과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평균 169.4대 1 수준으로 뛰어올랐으며, 인기가 높은 스팩의 경우 네자릿수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안정적인 투자처이자 유망 기업들과의 합병을 통한 합병 후 차익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는 경우에는 오히려 합병 대상을 찾기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합병가액이 주식의 가격으로 결정되는 만큼 합병가액이 높아질수록 합병 비율 역시 높아진다. 이에 비상장법인 입장에서는 가격이 높은 스팩의 경우 가격적인 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게자는 “스팩은 결국 본질 가치가 없는 셈”이라며 “합병 등 명확한 이슈가 있는 경우 등을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