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국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법인)이 요동을 치고 있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다 하한가로 곤두박질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합병 대상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한 호재 없이 수급으로만 주가가 움직이고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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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하이제6호스팩(377400)과
유진스팩6호(373340)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하이제6호스팩은 지난달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날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외에도
하나머스트7호스팩(372290),
신영스팩6호(344050),
DB금융스팩9호(367360) 등이 20% 넘게 급락했는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무려 14개의 스팩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국내에 상장된 스팩들의 평균 주가 하락률은 7.93%를 기록, 전날 평균 12.40%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만에 분위기가 반전한 것이다. 이 와중에 SK5스팩은 상한가를 기록했고 SK6호, SK4호도 20% 이상 뛰었다.
스팩은 비상장법인과의 합병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통상 합병 대상이 정해졌을 경우 이에 따라 주가가 움직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기 수익을 좇는 성향,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주식 리딩방’ 등과 맞물리면서 과열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스팩은 유통물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지 않아 주가가 쉽게 움직인다. 또한 합병 대상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주가가 급등하면 향후 합병 대상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합병할 기업을 찾기 쉽지 않다. 3년 기한을 채워 상장폐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이러한 스팩 과열 현상은 이미 미국 시장에서도 유명인들의 투자 참여, 스팩 ETF 등의 급부상 등과 함께 ‘과열’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팩 소액 투자자들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에서 일어났던 스팩 과열이 국내 증시에도 나타나는 양상”이라며 “단순히 수급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상황인 만큼 이와 같은 과열 현상은 오래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