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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가 82개, 상향 조정한 보고서가 91개 각각 발간됐다. 하향 조정의 비중이 상향 조정의 약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횡보했던 5월로 범위를 좁히면 지난 17일까지 총 12개의 증권사 보고서가 특정 종목에 대해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상향 조정은 21개에 달해 1분기 실적 발표와 맞춰 시장과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보고서도 많았지만,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보고서들은 종목의 주가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올랐다’는 지점에 주목해 투자 의견을 조정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및 목표주가가 긍정적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너무 빠른 속도로 올랐고, 비교군인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해도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투자의견을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HMM은 올해 들어 주가가 4배 가까이 올라온 상태다. 이달 오름폭도 9.3%에 달하지만, 최근 4거래일간은 연속 하락, 18일에는 4만2850원으로 장을 마쳤다.
실적 불확실성에 낮추기도
이외에도 이달 키움증권, 삼성증권 등은 전기요금 동결, 연료비 연동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실적 가시성이 흐려진 한국전력(015760) 등의 투자의견을 낮춘 바 있다. 또한 지난 17일에는 메리츠증권(008560), 메리츠금융지주(138040) 등 메리츠 3사가 배당 성향 축소를 예고하자 KB증권은 ‘중립’에서 ‘매도’로까지 투자의견을 하향하기도 했다. 이어 한화생명(088350)은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지나치게 빠르게 반영됐다는 판단에 투자의견이 낮아졌다. 최근 주가의 동향뿐만이 아니라 실적 가시성, 주주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의견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이처럼 증권가에서 적극적으로 투자의견 조정에 나선 것은 시장의 속도와 발을 맞추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일반적인 장세라면 투자의견 하향은 곧 ‘매도’의 의견으로 읽힐 수 있지만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의견, 목표주가 등을 높게 잡은 경우가 많아 조정장을 맞아 변화가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표주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뿐만이 아니라 이달 들어서는 공매도 재개, 인플레이션 우려 등 투자심리에도 압박이 커졌고 그만큼 리서치센터 차원의 대응과 맞춰 조정이 이뤄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