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대어' LG엔솔 막 오른 상장, LG화학 같이 웃을까

1월 말 코스피 상장 목표로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가 밴드 25만7000~30만원, 최대 기업가치 112조원
"中 CATL 비교해도 추가적인 성장 여력 가능"
상장 시 LG화학도 2조원대 자금 유입, 가치 부각 기대
  • 등록 2021-12-09 오전 12:20:00

    수정 2021-12-09 오전 9:30:09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기업공개(IPO)의 역사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내년 1월 상장을 목표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글로벌 업체 CATL과 비교해도 112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가 산출되고,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역대급’ IPO로서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계기로 LG화학의 재평가 역시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1월 말 상장 목표, 기업가치 ‘112조원’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LG화학의 배터리(전지사업) 부문이 물적분할해 설립된 기업이다.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ESS), IT기기 등에 적용되는 2차 전지를 두루 연구 개발·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올해를 목표로 코스피 상장을 추진했으나, 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화재 관련 리콜로 인해 일정이 늦춰졌다. 이에 지난달 말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일주일 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내년 1월 상장이 이뤄지게 됐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5만7000~30만원이다. 수요예측은 국내 기관을 대상으로 오는 1월 11~12일 진행되고, 해외 기관을 대상으로는 1월 3~12일 진행된다. 이후 14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18~19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종 IPO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 밴드 기준 공모 규모는 최소 10조9255억원에서 12조7500억원으로, 기존 역대 최대 규모의 IPO였던 2010년 삼성생명(032830)(4조9000억원)을 가볍게 뛰어넘는 규모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예상 시가총액 역시 60조1380억~70조2000억원 수준으로, 공모가가 최상단으로 정해진다면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에 이어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할 수 있고, 최하단이더라도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카카오(035720) 등을 넘기고 4위에 오를 수 있는 규모다.

역대급 규모 덕분에 높은 공모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LG에너지솔루션은 비교 회사로 해외 기업 중에서는 중국 CATL을, 국내 기업에서는 삼성SDI(006400)를 선정했다. 이들은 매출의 50% 이상이 2차 전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 배터리 부문만을 영위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의 최종 비교 회사로 꼽혔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과의 EV/EBITDA 비교를 거쳐 할인율 46.4~37.4%를 적용, 적정 시가총액으로 약 112조원을 제시하고 공모가 밴드를 산출했다. 이는 그간 5년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들의 평균 할인율(33.2~22.7%)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는 앞으로의 생산 능력, 증설 계획 등을 보면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교 기업인 CATL의 주가는 현재도 오르는 중이고,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이러한 영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라며 “GM 화재 이후에도 고객사 이탈이 없었고, 계획대로 증설과 생산능력 확대가 예정돼 있는 만큼 추후 외형 성장 등을 고려하면 100조원 그 이상으로까지의 잠재력을 장기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상장 시 최대 2조원대 자금 유입, LG화학도 가치 부각

‘대어’의 상장이 본격화되자 LG에너지솔루션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LG화학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7일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5.63%(4만원) 오른 75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은 LG화학에게는 기대했던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의 총 공모 주식수는 4250만주로 이중 LG에너지솔루션이 신주 3400만주를 발행하고 모회사인 LG화학이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 지분 2억주(100%) 중 4.25%에 해당하는 850만주를 구주매출로 내놓는다.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으로 결정된다면 LG화학 역시 최대 2조55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유입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분할 결정 이후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한때 105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며 ‘황제주’에 등극한 것이다. 현재 주가는 70만원대에 머무르고 있지만,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을 계기로 관련 가치가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방 시장의 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회사의 전지소재 사업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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