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3년여 만에 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33번의 타종으로 2023년을 맞이하는 시민들은 새해 소망을 빌며 영하의 추위에도 자리를 지켰다. 보신각 근처 종각역은 물론, 골목부터 광장 곳곳에는 경찰과 소방,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인파 및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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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3년 만의 타종 행사인 만큼 약 10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인파 분산’을 위해 광화문광장,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타종 행사를 실시간 중계할 수 있는 전광판을 설치했다. 현장에도 경찰이 보신각을 중심으로 종각역 사거리 4곳에 큰 전광판이 달린 중계 차량 4대를 설치했다.
사전 행사는 오후 10시 50분이 되어서야 시작하지만, 시민들은 미리 모여 함께 행사를 기다렸다. 이들은 스마트폰 플래시를 흔들거나, 서로 사진을 찍으며 덕담을 나눴다. 부천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신각 근처를 찾은 직장인 박모(31)씨는 “내년에는 다이어트 성공이 목표”라며 웃었다. 친구들 3명과 함께 온 대학생 A(23)씨는 “올해는 ‘이태원 참사’처럼 큰 사고가 잦았는데 내년에는 안 좋은 일 대신 좋은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며 소망을 전했다.
이후 국악 공연 등이 한창 이어졌고, 인파가 몰리자 경찰은 사전 행사 중에도 안내 방송을 실시했다. 경찰은 “보신각 앞에는 더 이상 모일 수 없으니 전광판이 잘 설치돼 있는 종각역 1번, 2번 출구 앞으로 가달라”며 “경찰의 안내와 통제에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33번의 타종을 마치고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신년사를 전했다. 오 시장은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약자와 동행하고, 전세계가 사랑하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월 1일 새벽 1시 30분까지 세종대로와 청계2가, 종로구청 등 보신각 인근 차도는 전면 통제된다. 새벽 1시까지는 종각역에서 무정차 통과가 실시되고, 지하철은 새벽 2시까지 연장운행이 이뤄져 시민들의 귀가를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