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연내 상장이 기대됐던 대형 공모주들의 기업공개(IPO) 일정에 다소 불확실성이 더해졌지만 추석 연휴 이후에도 ‘알짜’ 기업들의 IPO는 이어질 예정이다. 열처리 솔루션, 반도체 공정 가스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대기하고 있는 만큼 ‘9말 10초’ 역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3일까지 이어지는 추석 연휴 이후 가장 먼저 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열처리 솔루션 전문 기업인 원준이다. 27일부터 28일까지 청약을 실시하는 원준의 공모가는 희망 밴드(5만2000~6만원)의 최상단을 뛰어넘은 6만5000원이다. 수요예측에는 기관 1466곳이 참여, 경쟁률 1464.대 1을 기록했다.
2008년 설립된 원준은 첨단 소재를 고온의 열, 가스 처리를 통해 가공하는 열처리 장비 ‘산업용 로’를 개발·제조한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2차 전지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2차 전지의 양극재 등에서 열처리가 필수적인 만큼 원준의 성장 잠재력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방 시장인 2차 전지와 함께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독일 열처리 회사 ETS 인수를 통한 신사업 진출을 비롯, 2차 전지를 넘어 탄소섬유, 전고체 전지 등 신사업 진출 역시 중장기적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원준과 함께 반도체 공정 가스를 생산하는 아스플로 역시 청약을 실시한다. 아스플로는 반도체 공정가스 부품 국산화에 성공해 산업통상자원부의 ‘소부장 으뜸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입증했다. 또한 지난 2005년부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관련 부품을 공급해왔으며, 향후 해외 사무소 설치 등을 통한 해외 고객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아스플로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9000~2만2000원이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고정밀 가공, 나노입자 여과 등 혁신적인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러 국책과제 선정 경험이 있어 연구개발(R&D) 부문 강점이 있는 기업”이라며 “추후 신규 시장 진출을 통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자료=각 사 증권신고서)
여기에 10월의 첫 대형 IPO로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케이카가 코스피 상장에 도전할 예정이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과 리파인의 IPO 일정이 한 달여간 뒤로 조정되고, 카카오페이 역시 아직 금융당국과 조율 중인 만큼 4분기를 여는 첫 코스피 IPO가 되는 셈이다.
케이카는 희망 공모가 밴드로 3만4300~4만3200원을 제시했다. 지난 13일부터 수요예측이 진행 중이며, 28일 이를 마무리 후 9월 30일, 10월 1일 양일간 청약을 실시한다. 중고차 업체로서는 최초의 상장으로, 중고차를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거래에 특화된 기업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회사는 업계 최초로 이커머스 플랫폼 ‘내차사기 홈서비스’를 출시했으며, 여기에 추가적으로 렌터카 사업 등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중고차 업계의 ‘아마존’이라고 불리는 카바나를 비교군으로 선정, ‘한국의 카바나’가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1년 IPO는 ‘역대급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라며 “코스피뿐만이 아니라 기술특례 등을 통해 코스닥 시장 역시 계단식 성장이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