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년차의 설]①“올해도 내 소원은 취업…언제 성취할까요”

코로나19 장기화에 또 설맞는 취준생들
"비대면 공부, 스터디 모임 등에 이제는 익숙"
"실제 일터 경험을 더 얻고 싶어" 목소리도
  • 등록 2022-01-29 오전 3:00:00

    수정 2022-01-29 오전 3:00:00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A(29)씨는 올해 설 연휴에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지 않을 예정이다. 2년간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다가 일반 취업으로 눈을 돌렸는데 이제는 신입사원이 되기에는 나이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님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귀성포기의 이유로 댈 수 있어 마음 부담을 조금 덜었다.

2. 대학원생인 B(30)씨는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에서는 “석사를 따면 어디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하는데,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왔던 시간과 들인 비용을 생각해보면 영 눈에 차는 곳이 없다.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집에 내려와 있지만 ‘좌불안석’ 설을 보내게 될 것 같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2년, 국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도 어느덧 3년째를 맞았다. 그리고 29일부터는 코로나19 속에서 맞는 세 번째 설 연휴가 시작된다. 2030세대 취업 준비생(취준생)들의 올해도 새해 소원으로 ‘취업’을 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상황인 만큼 취업 시장이 밝지만은 않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가 지난 13일 국내 기업 567개사의 채용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기업들 중 67.7%가 올해 신입사원 채용 계획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채용 계획이 없다(16.4%), 채용 계획을 정하지 못했다(15.9%)라는 응답 비율도 30%가 넘는다.

그럼에도 취준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줌(Zoom) 등 비대면 회의를 통한 스터디와 모의 면접에도 이제는 익숙하다.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둔 취준생 강모(26)씨는 “모의 면접 같은 것은 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밖에 나가면 카페에만 앉아 있어도 돈이 나가니까,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코로나19를 핑계 삼으면 대부분의 모임도 거절할 수 있다”고도 했다.

삶의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수요도 여전하다. 채용 문화 역시 공개채용(공채) 문화보다는 수시 채용, 경력 채용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우대 요인이 있다고 응답한 채용 담당자들 중 절반이 넘는(53.8%) 이들은 ‘지원 분야 직무 경험’을 꼽았다. 바라는 업무의 유사 경험을 쌓기 어려운 취준생들에겐 취업의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겨울방학을 맞아 행정 인턴 중인 C(24)씨는 “취업이 어려워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 막상 공무원을 하다 보면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다”며 “실제로 경험해보고, 어렵지 않은 일이더라도 무언가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느낌은 ‘비대면’으로는 알 수 없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취준생들은 새해엔 나아지리란 희망 속에 각오를 다잡고 있다. ‘취뽀’(‘취업’과 ‘뽀개기’의 합성어로, 취업 성공을 의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스스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단 열망을 숨기지 않는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양모(25)씨는 “취업은 단순히 직업을 얻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을 꾸려갈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새해에는 원하는 일에 도전해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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