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학원생인 B(30)씨는 석사 논문을 마무리하고 오는 2월 졸업을 앞두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졸업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집에서는 “석사를 따면 어디 좋은 곳에 취업할 수 있지 않겠냐”고 기대하는데, 그동안 열심히 공부해왔던 시간과 들인 비용을 생각해보면 영 눈에 차는 곳이 없다. 마지막 학기를 마치고 집에 내려와 있지만 ‘좌불안석’ 설을 보내게 될 것 같다.
|
그럼에도 취준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줌(Zoom) 등 비대면 회의를 통한 스터디와 모의 면접에도 이제는 익숙하다.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둔 취준생 강모(26)씨는 “모의 면접 같은 것은 줌으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밖에 나가면 카페에만 앉아 있어도 돈이 나가니까, 오히려 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은 외롭다는 생각도 들지만, 또 코로나19를 핑계 삼으면 대부분의 모임도 거절할 수 있다”고도 했다.
삶의 현장에서 직접 느끼고 경험해보고 싶어하는 수요도 여전하다. 채용 문화 역시 공개채용(공채) 문화보다는 수시 채용, 경력 채용 등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잡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 우대 요인이 있다고 응답한 채용 담당자들 중 절반이 넘는(53.8%) 이들은 ‘지원 분야 직무 경험’을 꼽았다. 바라는 업무의 유사 경험을 쌓기 어려운 취준생들에겐 취업의 문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환경은 녹록지 않지만 취준생들은 새해엔 나아지리란 희망 속에 각오를 다잡고 있다. ‘취뽀’(‘취업’과 ‘뽀개기’의 합성어로, 취업 성공을 의미) 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통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스스로 살아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단 열망을 숨기지 않는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는 양모(25)씨는 “취업은 단순히 직업을 얻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을 꾸려갈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새해에는 원하는 일에 도전해서 꼭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