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회사 테슬라가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테슬라가 일반 회사채를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발행 규모는 15억달러다. 우리 돈으로 1조7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채권의 만기는 2025년이다.
테슬라는 이번 회사채를 연 5%대의 금리 조건에 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등급이 낮은 고위험 채권(정크본드)의 이자율이 최근 5%대다. 테슬라의 채권 역시 위험도가 높은 정크본드로 취급되고 있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높은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해 적자폭이 6억달러가 넘는다. 지난 2분기에도 테슬라의 매출은 27억9000만달러로,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적자폭은 3억36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억9300만달러보다 오히려 더 늘었다. 투자비가 너무 많은 탓이다.
스탠다드앤푸어스는 “만약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생산이 늦어지거나 기존 ‘모델S’와 ‘모델X’의 추가 생산 비용이 늘어날 경우 신용등급을 더 낮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가 정크본드라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그만큼 자금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테슬라는 지금 변곡점에 있다. 테슬라는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본 경험이 없다. 7만달러짜리 고급 차를 만들어 조금만 팔았다. 기존 ‘모델S’와 ‘모델X’를 모두 합쳐서 연간 10만대 수준이다. 그런데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3만5000달러 수준으로 낮춘 보급형 차량 ‘모델3’를 연간 50만대씩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예약을 받은 주문량만 벌써 45만5000대에 달한다.
당연히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간다. 하반기에만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조립공장과 네바다주 리노에 있는 배터리공장을 증설하는 데 20억달러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모델3’의 성패에 테슬라의 운명이 달렸다.
S&P캐피탈의 수석 애널리스트 에프레임 레비는 “테슬라는 내년 중반까지의 자금을 마련했지만, 자금이 떨어질 위험이 여전하다”면서 “그렇게 되면 테슬라의 주가에 기대기에도 너무 늦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