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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찾아간 경기도 남양주시 주택가에 위치한 한 건물. 이곳 2층에 마련된 경기도 다르크에는 현재 총 14명이 모여 생활하고 있다. 일반 가정집처럼 거실에는 소파와 텔레비전이 놓여 있고 침실 벽에는 ‘인내’·‘노력’·‘사랑’ 같은 표어가 붙어 있다. 텔레비전을 보거나 간식을 먹고, 영어공부를 하거나 일기 쓰는 모습은 평범한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다.
입소자들은 한 달에 50만원의 입소비를 내고 함께 생활한다. 구역을 나눠 청소하고 식사 당번을 돌아가면서 맡는 등 규칙적인 공동 생활이 입소 조건이다. 아침 7시 30분 기상 후에는 청소부터 한 뒤 자조 모임을 연다. ‘자조 모임’이란 공통의 문제를 가진 사람들이 경험·고민을 나누면서 상호 도움을 얻는 모임이다. 이후 이어지는 전문가들의 중독 치료 교육이나 운동 또한 매일 지켜야 하는 일과다.
임 센터장은 마약에서 벗어난 자신의 경험은 물론, 실패해본 경험까지 입소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그는 “17살 때 호기심에 주변 친구·선배를 따라 마약을 접했다”며 “교도소를 드나들면서 30년을 보냈고, 3년 정도 단약 중 재미삼아 해본 경마로 도박 중독에 빠지면서 재차 마약에 손 대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마약 공급자·판매자·제조자 등은 엄벌하되 마약 투약자들은 치료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재활·치료시설 확충 절실”
최씨와 비슷한 시기에 입소한 조모(28)씨 역시 다르크에서의 경험을 값지게 여겼다. 조씨는 18살 때 국제학교 친구를 통해 대마초를 접한 뒤 영국 유학 중 각종 마약에 손을 댔다. 마약사범으로 재판받은 것만 수차례다. 조씨는 “처음에는 재판만 끝나면 다시 마약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이곳에선 정말 생각이 바뀌게 됐다”며 “나같은 사람들이 재범자가 되지 않으려면 처벌보다는 치료·재활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기도 다르크와 비슷한 마약중독 전문 치료 센터는 전국적으로 4곳, 병원은 1곳(인천 참사랑병원)에 불과하다. 지난 한 해 검거된 마약사범이 1만839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 센터장은 “일상 곳곳에서 누구나 마약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치료·재활체계 확충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