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킹스레이드’로 잘 알려진 베스파(299910)는 지난 한 달에만 25% 가까이 오른 데에 이어 지난 24일까지만 해도 17% 가까이 오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게임 종목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지난 25일 ‘관리종목 지정 우려 사유’가 발생했다는 공시가 나오자 30분간 거래가 정지됐고, 거래가 재개되자 하루만에 20%가 폭락했습니다. 어떤 사유로 인해 한국거래소의 특별한 관리 대상에 오르게 된 것일까요?
25일 공시에 따르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베스파(299910)에 대해 최근 3사업연도 중 2사업연도에 각각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하는 법인세 비용 차감전 계속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공시에 따르면 당해사업연도인 2020년 손실률은 107.9%, 전전사업연도인 2018년 손실률은 116.6%를 기록해 3개년 중 2개 연도의 손실률이 50%를 넘은 것이 눈에 띕니다. 법인세 비용을 차감하기 전에도 손실을 냈으며, 이 손실 정도가 자본의 규모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 당연히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의미가 됩니다.
베스파는 연결 기준 지난해 318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내 지난 2019년(87억원) 대비 적자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2018년까지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9년 적자로 전환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셈입니다. 회사 측은 주력 게임 ‘킹스레이드’를 비롯, 올해 다양한 신작들의 출시를 앞두고 선제적인 투자와 인력 충원, 지식재산권(IP) 사업 등을 확대한 것을 적자의 원인으로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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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요건 중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사유들(코스닥 시장 기준) 을 알아볼까요.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30억 미만 △최근 반기말 또는 사업연도말 기준 자본잠식률 50% 이상 △반기 제무재표에 대한 의견 부적정 혹은 한정 △사업보고서나 반기보고서 등 미제출 등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주식 분산 기준이나 거래량, 사외이사 수 미달이나 감사위원회 미구성 등 상장사로서 필수적인 요건들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에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습니다. 또한 관리종목 지정사유가 확인되는 날에는 하루 동안 매매거래가 정지되고, 관리종목은 신용거래가 불가능해지고 각종 지수 구성종목을 선정할 때 제외되는 등 불이익도 있습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 해당 사유가 일정 기간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장폐지 단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관리종목 우려 사유가 발생 후 지정이 되는 시점은 보통 감사보고서에서도 문제 사유가 확인된 날의 다음날이고, 관리종목에서 해제되는 날은 사유해소가 확인된 날의 다음날입니다. 그만큼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로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는 ‘뇌관’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를 꼼꼼히 살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26일 베스파는 전 거래일 대비 7.81%(1250원) 오른 1만725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회사 측은 IP 다각화 등에 따른 선제적인 투자가 이뤄져 적자가 발생한만큼,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관리 종목’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회사의 행보에 주목할 만하겠습니다.